한겨레21 격동하는 재벌/신세계그룹

중국·동남아, 그 다음은 북한

(사진/"까르푸르 갈 것인가. 이마트로 갈 것인가." 외국 유통업체간의 각축전을 다룬 상하이 <신문보도> 8월10일자.)

중국 상하이시의 주간지인 <신문보>(新聞報)는 지난 8월 경제면 머릿기사 로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외국 유통업체간의 각축전을 다뤘다. 화제의 중 심은 한국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프랑스계의 까르푸. 두 할인업체는 상 하이 동북지역의 취양(曲陽)로에서 고가도로를 사이로 불과 2백m 거리로 마주보면서 중국 최대의 상업도시 상하이의 상권을 놓고 한판 싸움을 벌 이고 있다. 신문보는 “까르푸를 갈 것인가, 이마트를 갈 것인가”라는 이 기사에서 “이마트와 까르푸가 치열한 경쟁과 판촉활동을 통해 이미 각각의 단골고객군을 확보하면서 전 상하이 슈퍼업계에 유익한 경험을 제 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세계그룹 유통사업군의 첫 해외시장 공략지는 중국. 신세계백화점이 지 난해 1월 상하이 포동지구의 복합쇼핑몰인 넥스트에이지 건물 안에 국내 유통업계 최초의 해외점포인 상하이점을 오픈했다. 올 2월에는 이마트가 역시 국내 할인점으로는 처음으로 상하이시의 옛 무역센터 건물 안에 3천 8백평이 넘는 대형 매장을 마련했다. 중국식 상호가 ‘이마이더(易買得· 쉽게 살 수 있고 살수록 득이 된다는 뜻)’인 이마트는 개점 1년도 안 돼 하루 평균 2억원(한국돈 기준)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한해 먼저 진출한 까르푸와 업계 1∼2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독일계의 매트로와 일 본계 홍콩 다국적 유통업체인 야오한의 IMM을 가볍게 따돌린 것이다.

유통사업이 주력인 신세계는 2000년대 초에는 국내 유통시장이 포화상태 에 이를 것으로 보고 남보다 한발 앞서 해외 유통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 다. 주요 공략대상은 중국과 동남아. 선진국 유통시장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중국을 용에 비유할 때 ‘용의 눈’으로 불리는 상하이 는 신세계가 거대한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 인구가 1천3백 만으로 서울보다 많다. 강성득 기획실 상무는 “중국 현지에서 신규진출 제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상하이에 단독건물 형태의 백화점 2호점과 이마트 2·3호점 개장을 준비중”이라고 말한다. 동남아는 말레 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이미 시장조사까지 끝냈지만 최근 이 지역의 외환위기 등을 감안해 진출시기를 다소 늦추고 있다. 신세계는 중 국과 동남아 시장에 이어 북한을 제3의 진출대상지로 선정하고 남북 통일 시대에도 대비중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16일 제 1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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