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사람이야기

“동포돕기 왜 고국만 뒷짐이죠”

“북한동포 돕기에는 국내 민간단체뿐 아니라 해외동포도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정작 한국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대 북지원을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런 미주지역 동 포들의 뜻을 정부와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재미동포 김희숙(28·필라델피아 거주)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세종문화회 관에서 열린 ‘민족화해를 위한 북한동포돕기 100만인 서명운동’ 보고대 회에서 정부의 대북지원을 촉구하는 미주 동포 2만2천6백90명의 서명서를 전달했다.

미주 동포의 서명은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캐나다 토론토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수재동포돕기 쌀한포대보내기운동 북미주 추진위원 회’가 지난 7월22일부터 동포들을 대상으로 받은 것이다. 지난해 6월 결 성된 북미주 추진위원회는 미국내 여러지역에서 가두 모금소를 차리거나 우편을 통해 북한동포돕기 모금운동을 펴오고 있다. 지난달 8월까지 22만 10달러19센트를 모아 12차례에 걸쳐 유엔산하 세계식량계획(WFP)에 전달 했다.

“해외동포들도 국내에서 못지 않게 북한동포를 돕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 다. 최근 이민법 개정으로 복지기금이 중단된 한 할머니도 주머니를 뒤져 꼬깃꼬깃한 1달러짜리 지폐를 내놓는 등 눈물겨운 정성을 보태고 있습니 다. 그러나 해외동포의 힘이 미약한 데다 정부쪽의 지원도 미온적이어서 매우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북미주 동포들이 정부의 대대적 대북지원 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고교졸업 뒤 지난 87년 가족과 함께 미국이민을 떠나 현재 재미한국청년 연합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민족의 화해와 신뢰회복 없이는 통 일을 얘기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국내외 동포의 간절한 소망을 받아 들여 전민족적 차원에서 북녘동포들의 고통을 나누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통일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창은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11일 제 1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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