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특집

국민주 외면당한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위해 주식에 손을 댄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러면 무엇보다 안정된 배당이 보장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 하지 못한 탓이다. 공공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한술 더 뜬다.

지난 88년, 저소득층 근로자와 농어민의 재산증식을 꾀한다는 명분으로 도입한 국민주제도는 시행 10년이 흐르는 동안 어느새 유명무실해졌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8년 6월 처음 상장할 때 3백20만명에 이르던 한국전력의 소액주주는 96년 말 25만6천명으로 줄어들었다. 소액주주의 보유물량도 당시 3천4백20만주(37.3%)였던 것이 8백76만주(9.3%)로 줄었 다.

또하나의 국민주로 꼽히는 포철 역시 89년 8월 5백43만명에 이르던 소액 주주가 78만명으로 줄었고, 보유지분도 21%에서 4.2%로 낮아졌다. 한전과 포철의 외국인 지분이 15.3%와 13.4%인 것에 비하면 국민주라는 말이 이 제 부끄러울 정도다.

왜 그렇게 됐을까? 전문가들은 “기업의 배당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라 고 잘라 말한다. 포철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가운데 14.94%만을 배당금 으로 충당했다. 상장사의 평균배당성향(순익 가운데 배당한 금액의 비율) 50.5%보다 훨씬 낮다. 포철의 최대주주인 재정경제원(지분 19.55%)과 산 업은행(14.05%)이 지난해 배당금으로 가져간 돈은 각각 1백83억여원과 1 백31억원이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에게는 87억여원만이 돌아갔다. 한전의 경우도 정부가 2백71억원을 챙기고 소액주주에게는 1백18억원이 돌아갔다 . 국민주에 투자해봤자 1년 정기예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배당이 이뤄지 는데 무엇하러 주식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 투자자들의 항변이다.

30대 그룹 상장 계열사의 배당실적도 전체 상장사에 비해 턱없이 적다. 3 0대 그룹 상장사들은 지난해 순익의 38.3%만을 현금 또는 주식배당분으로 배당했다. 순익을 내부유보자금으로 돌려 사세확장에만 치중하면서 소액 주주들의 배당을 그만큼 줄인 것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8일 제 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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