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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사회가 두렵다?

(사진/"당신도 신용사회의 낙오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백화점 카드로 상품을 사는 고객도 불량거래자가 될 수 있다.)

회사원 김아무개(27)씨는 얼마 전 백화점에서 물건을 산 뒤 대금을 치르 기 위해 신용카드를 제시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몇달 전 모 PC통신회사 이용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던 게 화근이 됐다. 김씨는 주위의 권유로 아이 디를 만들어 정보검색에만 활용하다가 별 재미를 붙이지 못해 관심을 끊 어버렸지만, 그동안 지로용지로 날아오던 정보이용대금을 무신경하게 넘 기다가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결국 10만원도 채 안 되는 연체금 때문 에 김씨에 대한 신용평가는 ‘정상’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올해 5월 말까지만 해도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금이나 카드사용대금 등을 연체해 대출 중단 등의 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는 신용불량거래자는 1백73 만명에 달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성인 20명 가운데 1명은 ‘신용 블랙리 스트’에 올라 있다고 보면 된다.

이들 대부분은 신용카드 대금이나 대출금과 같이 제때 갚지 못한 경우들 이지만, 이제 신용불량거래자로 ‘낙인’ 찍히는 일은 다른 곳에서도 얼 마든지 가능하다. 자동차 할부대금, 의류 구입대금, 백화점 할부대금 등 신용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구매가 자리잡으면서 이러한 가능성은 더욱 커 지고 있다.

최근 젊은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PC통신·무선호출기·이동전화 등에서 ‘신용불량거래자’들이 날로 늘고 있다. 올해만 해도 PC통신회사를 통해 한국신용정보에 신용불량거래자로 통보된 사람은 대략 2만5천여명에 이른 다.

나우콤은 8월 초까지만 해도 1만여명을 신용불량자로 분류해 신용정보기 관인 한국신용정보에 통보했다. 한달 평균 1천5백여명꼴이다. 통보대상은 1만원 이상의 이용요금을 4개월 이상 연체한 경우이고, 대상자에게는 통 보 전에 등기안내문 등을 통해 납부를 권유했다. 천리안은 3만원 이상의 이용요금이 연체되는 순간부터 6개월 가량의 납부기간을 주고 이후에는 ‘신용불량’을 통보한다. 또 나래이동통신은 무선호출기 이용요금을 4개 월 이상 연체하는 경우에, SK텔레콤은 2만원 이상의 미납액이 발생하는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면 ‘신용불량거래자’로 통보하고 있다. 이동전 화는 5만원 이상의 미납액에 대해 적용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에 통보된 개인신용정보는 가입된 모든 업체들의 내부방침에 따라 신용평가자료로 활용된다. 따라서 금융기관이 이 자료를 통해 대출 을 제한할 수 있고, 카드회사의 경우는 재발급을 까다롭게 하거나 카드 사용을 정지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구제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50만원 이하의 금액에 대해서는 납 부 즉시 통보내용이 삭제된다. 그러나 50만원 이상의 금액은 미납액을 납 부한다 하더라도 1년 동안 기록이 남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PC통신회사 들은 가입 전 사전공지를 통해 이러한 규정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상대 적으로 적은 금액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신용불량자가 되고 있다.

정작 신용을 통해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순간에 사소한 ‘불량거래’가 당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이혁수/ 자유기고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8일 제 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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