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독자와 함께

`한겨레21' 170호를 읽고


누구를 위한 전략적 제휴인가

표지이야기 “삼성에 먹힐 수 없다”를 읽으며 기아를 삼키려는 대그룹의 음모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의 자동차시장 진출은 여러 가지로 말이 많았다. 더구나 최근 기아사태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경식 부 총리가 삼성자동차 부산 유치 책임을 맡았던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삼 성은 기아를 인수할 여력이 없다며 음해설을 주장하고 있지만 소가 웃을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시중에 유포되었던 기아인수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 최근 기아사태가 그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은 최대재벌을 꿈꾸는 삼성의 작품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고 현대와 대우 등 또다른 재벌들이 전략적 제휴를 내세워 기아를 좌지우지한다면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삼성에 먹히기 일보직전인 기아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면 최대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때까지의 지원을 모 색하는 게 순리일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국력의 척도로 알려져 있다. 기 아가 국민기업으로 자동차산업을 이끌어나간다면 국가의 자랑이라 할 것 이다.

김현수/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567-20


기아사태,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

기아를 놓고 벌이는 재벌전쟁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회생가 능성이 없는 기업에 무작정 금융지원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 고 생각한다. 재벌이 개입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생 각한다. 자동차시장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력있는 기업이 나서 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 또한 거기에 특정기업에 대한 일방적 편견이 작용해 뾰족한 해결책을 만들지 못한다면 그것이 더 큰 문 제라 생각한다. 기아는 국민기업의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대 재벌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자본주의적 경

제질서를 기본으로 하는 가운데 방만한 경영과 노조의 이기적 활동 등으 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3자인수가 아니라 도산이 되는 게 마땅하다. 잘못 된 이미지에 의해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기아라는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인 국가경제 차원에서 이번 사태 를 바라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경구/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 96-12


영남의 위력 진보정치에 발휘하라

특집 ‘대구·부산 민심기행’은 우리나라 정치현실의 단면을 보여줬다. 아니 그것은 단면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변수다. 현대사에서 영남은 권력 의 수혜자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2 월 대선에서 영남권 후보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영남은 9백만표로 한국정치를 흔들 수 있는 위력이 있다. 그럼에도 박정희 정서에 기대거나 정치적 무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그동안의 권력의 기반 노릇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를 열어나갈 힘을 결집한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민심기행에서 아쉬운

痼 바로 그것이다. 영남을 장악하지 못해 안달을 하는 정치권의 움직임 을 살피기보다 밑에서 싹트는 진보적 흐름을 포착하는 게 훨씬 나았을 것 이다.

이중식/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51-8


병역의혹은 국가안보의 문제다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 두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은 단지 당사자들만의 문 제가 아니다. 더구나 최근에 가필흔적이 뚜렷한 군면제 병적기록표와 서 울대병원이 발부한 병사용진단서 공개로 병역의혹은 이제 의혹이 아니라 실제가 된 것이다. 병역을 회피할 의도가 없었다면 무엇 때문에 병사용진 단서를 발부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군복무중인 사람으로 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돈 좀 있고 특권층에 속한 사람의 아들들은 부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병역법은 없는 사람에겐 엄격하고 있는 사람 들에겐 구멍이 뚫려서인가. 군에 복무중인

많은 병사들은 스스로의 신세에 허탈해 할 뿐이다. 정신력에서 임전태세 를 갖출 수 없는 것이다. 세상이 그렇게 멋대로 병역문제를 좌지우지하는 데 무엇을 위해 싸운단 말인가. 병역의혹은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안보를 위한 국민적 결단이 필요한, 그런 사안인 것이다. 신한국당은 이 문제를 어떻게든 덮어두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기열/ 대전시 서구 월평동 누리아파트 108-407


에바다원생들에게 사회적 관심을…

진단 ‘말문이 막힌다, 에바다!’를 읽으며 분을 참지 못했다. 장애인을 재산축적의 도구로 삼은 사람들이 있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떻게 있 을 수 있으며 행정당국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한겨레21>을 애독하는 친구와 열띤 대화를 나눴다. 원생추행·변사사건 등 차마 상상 하기조차 기막힌 일이 주변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에 서로 분개했다. 사회 가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백50여일째 계속되는 농성 이 헛되이 돼서는 안 된다.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자 신들이 ‘병신’이기 때문 아니냐는 그들의

절규에 응답하는 게 국민의 도리라 생각한다. 말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만 으로 온갖 성추행에 시달리고 목숨마저 잃어야 하는 현실이 서러울 뿐이 다. 에바다원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해 봐야겠 다.

임경란/ 서울시 강서구 화곡5동 주공 제2아파트 39-205


피서지의 낭패, 남의 일 아니다

<한겨레21>을 구입하면 가장 먼저 펼치는 지면이 시사SF다. 우울한 21세 기 한국의 모습을 예리하게 그려내는 모습에 감탄하기도 하는 지면이다. 특히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은 다음호를 항상 기대하게 한다. 이 번호 ‘피서지에서 생긴 일’은 취업재수생의 서글픈 모습을 그렸는데 사 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별히 와닿았다.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 는 일이지만 그런 일이 가상의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취업재수생들은 현 실에서 더 안타까운 존재로 살아가기에 말이다. 작가에게 더 참신한 글· 그림을 부탁드린다. 더불어 올해 더욱

센팁 취업관문에 대한 집중 취재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한달여가 지나면 취업전쟁이 시작되는데 <한겨레21>에서 올해의 취업기상도를 보고 싶다.

김해눈/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5가 1-2 고려대 법학과


한소리

그것은 <한겨레21>이 아니었다. <한겨레21>의 편집방향과 앞서가는 심층 취재에 공감하며 항상 애독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구입한 책은 목차에 있는 기사가 많이 빠지고 중복된 채 제본돼 있었다. 한권만 잘못됐다고 믿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런 실수가 되풀이 된다면 <한겨레21>이 설 자리 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책 제본에 대해 더욱 심혈을 기울이기 바란다.- 경기도 수원시 최용수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잘못한 일도 안 했다는 사람들에게 무슨 용서와 화해인가. 아무리 야당이지만 원칙과 명분도 없이 실리만 생각하는 전· 노사면 움직임은 국민들을 실망시킬 뿐이다. 정말 그놈이 그놈이라는 생 각이다.-광주시 북구 박천석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8일 제 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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