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표지이야기

북악산 정복을 꿈꾸는 사람들





(사진/이인제 대통령만들기에 나선 유제인 위원장, 이광택 교수(윗줄),
김동길 전 의원과 최병권 전 비서실장(아래줄)은 조순캠프에 합류했다.

조순 시장과 이인제 경기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조 시장 대통령 만들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경 제인에 가깝다. 조 시장의 교수시절 그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서울대 경제 학과 출신 애제자들이 그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핵 심인물은 서준호씨.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그는 지난해 말 서울시 산 하 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부임한 뒤부터 조 시장이 미국유학에서 돌아와 서울대에서 강의를 시작하면서 처음 만난 경제학과 66년 입학동기들을 중 심으로 선거운동에 나설 것을 권유하고 있다. 같은 66학번 동기인 이철규 (서울시립대),이영선(연세대)교수 등도 시민사회단체와 학계인사, 대구· 경북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조 시장에게 뒷심을 보태고 있다. 민주당을 통 한 대선출마 입장을 전한 김상남 서울시의원도 강릉고와 서울상대를 졸업 한 조 시장의 제자로 재경 강릉고 동창회장을 맞고 있다. 이 밖에 정운찬 (서울대), 이근식(시립대) 교수 등도 조 시장 출마에 적극적인 애제자들 이다. 국회전문위원 출신인 이호영 정무특보도 주목할 만하다. 조 시장과 같은 강릉 출신인 그는 민주당과 조 시장 사이를 오가며 사실상 대선 활 동 전반을 챙기고 있다. 서울대공원 소장 재직시절 업무브리핑을 매끄럽 게 해 조시장 눈에 든 이용재 서울시 공보관도 조 시장을 위해 몸을 아끼 지 않는 사람이다. 이밖에 최병권 전 비서실장은 민주당 원외위원장 출신 이라는 이점을 살려 통추쪽을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조 시장 진용의 인물들 대부분이 현실정치 경험이 부족한 ‘책상물림’이라 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조 시장쪽 인물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는 것과 달리 이인제 지사쪽의 인물들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경선 패배 뒤 대부분 현업으로 돌아갔 기 때문이다. 현재 이 지사의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세력은 오히려 경선과정에서 이 지사쪽에 섰던 신한국당 원내외 위원장들이다. 어차피 칼을 뽑아든 상황에서 이회창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 전망이 불투 명하기 때문이다. 김운환, 김학원, 이용삼 의원과 송천영, 이철용, 유제 인, 조규범 위원장 등이 그 주축이다. 이들은 “친목도모”나 “경선 뒷 풀이” 등을 내세우며 벌써 세번이나 모임을 가졌고 아직 명분 부족으로 독자출마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일단 지사직을 내놓고 보자는 쪽으로 결 론을 낸 상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 대표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을 고려해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 지사 출마를 종용하고 있 다. 이들 가운데 이 지사의 서울법대 동기인 유재인 위원장(성남수정)은 강남의 68학번 동기회 사무실을 근거로 기반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이대표 낙마론’이 거론되면서 경선 패배로 현업에 복귀했던 인사 들도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이 지사의 경선캠프였던 ‘청계포럼’ 의 김홍경 소장과 방영준 (성신여대), 이성복(건국대), 이광택(국민대) 교수 등이 계속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이 지사가 고시공부를 하던 서울 혜화동의 소피아 독서실에서 인연을 맺은 이른바 ‘소피아 멤 버’들로 경선과정에서 정책생산을 담당했다.

또 ‘비전한국21’에서 언론 홍보를 담당했던 이창우 실장도 각계 인사들 과 활발히 접촉하며 이 지사의 재도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밖에 <경향신 문> 수석논설위원을 지낸 ‘비전한국21’의 조규진 원장, 이 지사와 경복 고 동기이자 서울법대 1년 후배인 김종철 청계포럼 부소장, 전 전북대법 대학장 오갑수 국제경영개발원장 등도 이 지사를 위해 뛰고 있다. 여기에 ‘정동포럼’의 김세현 실장 등이 18일부터 여의도의 한 빌딩에 연락 사 무소를 차려놓고 이 지사의 인맥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신승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8일 제 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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