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표지이야기

누가 3당후보에 등 돌렸나

조순 시장과 이인제 지사의 인기도가 진짜냐 거품이냐를 놓고 여론조사전 문가들은 조 시장과 이 지사가 대선주자를 배출하지 못해 정치적 공황상 태에 빠진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위험한’ 징표라고 지적한다

조순 서울시장과 이인제 경기지사는 현재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나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의 3자대결이나 4자대결에서 평균 16∼20%대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의 이런 높은 지지율은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실제를 반영한 정치적 지표인가.


조순 시장 여권지역 20대~30대에서 강세

<한겨레21>이 8월15∼16일 사이에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조 시장과 이 지사의 출마는 ‘1李 2金’ 모두에게 손해를 주지만 특히 이회 창 후보에게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김대중-조순의 3자대결을 전제로 한 조 시장 지지층을 정당지지자 별로 볼 때 무당파 37.1%를 비롯해 민주당 24.5%, 신한국당 14.5%, 국민 회의 8.6%, 자민련 5.6%로 나타났다. 민주당을 제외한 여야 3당 중 신한 국지지자의 이탈률이 가장 높다.

조 시장은 지역별로도 고향인 강원을 비롯해 대구·경북과 대전·충청, 부산·경남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전통적으로 여당지역에서 강세를 보이 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회창-김대중-조순의 3자대결에서 특히 조 시장(평균지지율 21.4%) 지지율은 서울 18.9%, 인천·경기 23.4%, 강 원 44.3%, 충청 23.4%, 호남 5.7%, 대구·경북 30.8%, 부산·경남 22.2% 다. 조 시장은 강원과 대구·경북 등에서 평균지지도보다 상당히 높게 나 타났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조 시장은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김대 중 후보(서울 35.8%, 인천·경기 26.2%)와 이회창 후보(서울 22.1%, 인천 ·경기 24.5%)에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적인 야권 강세지역인 호 남과 수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대신 여권성향의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경향은 조 시장의 출마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가 전통적 여권지지 성향의 지역에서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한 것과 일치한다. 이번 조사에서 이회창-김대중의 2파전일 때 강원, 대구·경북, 부산·경남에서 이회창 후보 지지율은 34.4%, 47.9%, 42.3%였으나 조 시장이 등장해 3파전이 되 자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13.0%, 33.6%, 32.3%로 떨어졌다. 조 시장의 출현으로 이회창 후보 지지율의 평균 3분의 1이 잠식당한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조 시장은 상대적으로 30대와 20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 다. 조 시장은 30대에서 26.1%, 20대에서 25.2%를 차지해 평균 지지율(21 .4%)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50대와 60대에서는 각각 17.0%와 7.0 %에 불과하다.

교육 수준별로는 대졸과 대학생이 28.9%와 27.7%인 데 반해 중졸 이하는 10.8%여서 상대적으로 고학력층에 지지세력이 많다. 직업별로는 전문관리 직 31.7%, 사무직 29.9%로 나타나 화이트칼라층의 선호가 돋보였다.


이인제 나서면 조순, 이회창 모두 타격

이인제 후보의 출마는 이회창 후보와 조순 후보에게 모두 지대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는 이회창-김대중-조순-이인제의 4자 대결구도에서 18.3%로 김대 중 후보 26.7%와 이회창 후보 19.0%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조순 후보는 15.9%로 4위로 밀려났다. 이 지사의 출마로 조순 지지자의 23.6%, 이회창 지지자의 20.0%, 김대중 지지자의 11.8%를 잠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의 지지기반이 조순 후보와 이회창 후보와 겹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4파전의 경우 이 지사 지지층을 정당 지지자별로 보면 무당파의 42.8%를 비롯해 신한국당 18.3%, 국민회의 14.0%, 자민련 5.2%, 민주당 4.2%다. 무당파에서 조순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고 신한국당 지지자를 놓고 이회창 후보와 경쟁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 볼 때 이 지사는 부산·경남에서 24.2%와 인천·경기에서 23.5% 로 1위로 나타났고, 대구·경북에서도 22.3%로 강세를 보였다. 그외 서울 17.1%, 충청 16.1%, 강원 13.2%다. 이 지사의 출마로 이회창 후보는 부산 ·경남에서 3자 대결구도와 비교해 32.3%에서 22.3%로 10%포인트나 하락 했고, 조순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30.8%에서 22.3%로, 인천·경기에서 2 3.4%에서 15.0%로, 서울에서 18.9%에서 14.1%로 각각 크게 떨어졌다. 이 지사가 여권성향 지역에서 이회창 후보와 조순 시장의 표를 대거 잠식하 는 셈이다. 일단 이 지사가 조 시장보

파괴력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지사는 연령별로는 30대에서 26.3%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직업 별로는 생산노무직 32.3%, 기술엔지니어링 30.5%로 다른 직종에 비해 지 지도가 높다.


반발표 많아 구심점 확보 관건

조 시장과 이 지사의 인기도에 대해서는 거품 여부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다. 여론조사전문가들은 본격적 인 대선전에 돌입하면 유권자들의 여야 양당 선호경향 때문에 군소정당이 나 무소속 후보는 갈수록 뒤처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 시장과 이 지사가 대선주자를 배출하지 못해 정치적 공황상태에 빠진 대구·경북 과 부산·경남 등 영남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위험한’ 징표 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 시장이나 이 지사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 보다 기 존 후보에 대한 반발표여서 상황에 따

라 매우 유동적인 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구도가 과거와 달리 여당이 제대로 구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조 시장과 이 지사가 선전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지지도 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찮다. 특히 이회창 신한 국당 후보의 지지도가 계속 하락하는 경우 ‘반신한국당, 비DJP’ 성향의 유권자들이 조 시장이나 이 지사를 여야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상황도 배 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8일 제 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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