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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는 내손에 달렸다"

한국 순정만화는 주제나 소재면에서 날이 갈수록 풍성해지고 있다. 확실 한 독자층을 토대로 신예작가들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순정만화계의 정상급 작가 7명을 소개한다.

황미나80년 <이오니아의 푸른 별>로 데뷔한 그는 2세대 순정작가의 기수로 80년대를 풍미하며 지금까지 꾸준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야 누스 데이> <굳바이 Mr.블랙> <불새의 늪>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그는 86년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를 시작으로 순정만화의 배경을 다양화시켰다. 무협물 <무영여객>, 소년만화 <슈퍼트리오>, 판타지 개그 물 <녹색의 기사> 등 그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최근작으로 <윤희> < 레드문> 등이 있다.

신일숙서양 고대사회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에 장점을 갖고 있는 작가 . 84년 <라이언의 왕녀>로 데뷔한 이후 다양한 등장인물과 함께 종횡무진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채롭게 끌고 가는 데 출중하다. 80년대 초반 김동화 , 황미나에 이어 중반 김혜린, 강경옥 등과 순정만화 부흥기를 주도한 작 가다. <아르미안의 네딸들>, 그리스 스파르타 제2왕녀를 주인공으로 한 < 칼데아나>, <사랑의 아테네> 등이 대표작이다.

강경옥 86년 데뷔한 이래 10여년 동안 부동의 인기작가. 그의 핵심 키 워드는 2가지. <17세의 나레이션> <스타가 되고 싶어> 등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 10대 여학생들의 소소한 생각들을 빠짐없이 포착하고, 또다른 하나는 <별빛속에>처럼 SF풍 순정만화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 노말시티>를 연재중이다.

김혜린불과 4편의 장편으로 한국 순정만화의 가능성을 증명한 작가. <북해의 별>은 소녀적 감수성과 미의식으로 출발해 민중혁명의 활화산 같 은 이야기로 변화한다. 그는 특유의 미학적 완성을 보여주는 빼어난 작품 세계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원심력은 ‘인간의 삶 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

이빈 90년대에 데뷔한 제3세대 작가군의 언니그룹 중 하나. 91년 데뷔 한 그의 관심은 10대다. 그는 작품 속에 의도적으로 대중문화의 기호를 삽입한다. 도어스의 짐 모리슨(), 도쿄 하라주쿠의 펑크밴드(< 마지막 사람들>), 너바나(<틴에이지 팬클럽>) 등. 저항과 반항을 상징하 는 이런 대중문화의 기호는 또 10대들의 억눌림을 상징한다. 이빈이 시도 한 10대와의 연대는 이제 10대뿐 아니라 20대까지도 포괄적 연대의 대상 으로 삼는다. <걸스>는 그런 20대에게 바치는 그리움의 언어다.

유시진 그의 작품은 자극적이지도, 특별히 감동적이지도 않다. 그의 작품제목처럼 <쿨>(Cool)하다. 그럼에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80년대 이후 관행처럼 굳어져온 순정만화 특유의 내레이션과 감상적 대사 를 삭제하고 스토리와 상황전개를 이성적으로 드러낸다. 나와 다른 것들, 우리와 다른 것들, 현실세계와 다른 것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 그리고 그 속에 엿보이는 인간다움이 유시진 만화의 매력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8일 제 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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