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지성/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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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시대>(Age of Extremes:The short Twentieth Century 1914~1991) 는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1917~)이 쓴 ‘20세기 역사’이다.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역사가로 꼽히는 홉스봄은 19세기 근대 서양사를 다룬 3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좌파 역사가이다.
<극단의 시대>는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에서부터 1991년 현실사회 주의의 몰락과 독일 통일에 이르기까지 “짧은 의미의” 20세기에서 벌어 진 인류사- 정치·경제·사회 문제에서 제3세계 그리고 여성문제와 대중 문화 현상에 이르기까지- 를 망라해 총정리하고 있다. 홉스봄은 이 책에 서 20세기를 세단계로 나눈다. 1914년에서 2차세계대전이 종결된 1945년 까지를 ‘파국의 시대’로, 2차대전 뒤 자본주의가 역사상 유례없는 발전 을 거듭한 1970년대 초반(오일쇼크 전후)까지를 ‘황금시대’로, 황금시 대에 이어 냉전해소와 현실사회주의체제의 붕괴까지를 ‘붕괴의 시대’로 나누고 있다.
‘파국의 시대’에서는 총력전을 펼친 세계전쟁의 양상과 파시즘과 러시 아 혁명, 자유주의와 식민제국의 몰락을 다루고 ‘황금시대’에서는 자본 주의와 사회주의 진영의 냉전, 근대화·서구화의 와중에 휘말린 제3세계 와, 1세계의 사회·문화적 혁명, 그리고 현실사회주의의 실상을 조망한다 . ‘산사태’로 표현된 붕괴의 시대는 제3세계에서 전개된 혁명과 사회주 의의 종식, 대중예술의 변화양상과 자연과학의 급속한 부상 등을 특징으 로 하고 있다.
한편 홉스봄은 이 책에서 한국(남한)에 대해서도 몇차례 언급하고 있는데 , 그는 한국의 토지개혁의 성공과 높은 교육열을 한국 경제성장의 열쇠로 분석하고, 한국의 ‘성공사례’를 제3세계의 단일성을 부인하는 근거의 하나로 제시했다.
이 책은 역사가로서의 직관력과 치열한 역사의식, 그리고 세계사를 종횡 하는 박학다식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쓰여진 가장 뛰어난 20세기 통사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홉스봄의 시대구분법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 고, 상대적으로 민족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도 다수 제기되었다.
어쨌든 <극단의 시대>는 역사가들은 물론 20세기 현대사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에게는 다시 없는 텍스트인 것만은 분명하다. 전 2권 각권 1만2천 원.
이용우 옮김, 까치 펴냄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14일 제 17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