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공론

정보특공대 “사냥감을 물어라”

사활을 건 연말대선. 그 치열한 전투에서 최후의 승리를 얻기 위한 여야 의 ‘정보전쟁'이 치열하다. 상대 후보의 과거경력 조사에서부터 직계가 족은 물론 친인척을 둘러싼 소문에 대한 진상추적에 이르기까지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는 약점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이든 수집·가공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 선봉에는 각당의 ‘정보특공대’가 활동하고 있다.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것은 국민회의 정보팀. 중앙정보부 기조실장 출신인 이종찬 대선기획단장과 오길록 종합민원실장을 주축으로 지난 3월 부터 활동해온 이 팀은 현재 정세분석실, 기획조정실, 민원실 등을 통해 당에 접수된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 관련한 모든 제보를 추적·확인·분 석하는 일을 맡고 있다. 최근 이 대표를 궁지로 몰아넣은 두 아들 병역문 제도 이 팀의 정보사냥 결과이다. 두 아들의 병역관련 소문이 고개를 들 기 시작한 뒤부터 두 아들의 직장동료는 물론 신체검사를 실시한 병원 등 에 대한 치밀한 탐문조사를 통해 현재의 공격거리를 축적해온 것이다. 더 욱이 이 정보팀은 그동안 활동을 통해 이 대표를 궁지로 몰아넣은 소재들 을 망라한 ‘이회창의 X파일’을 만들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파일에는 일제시대 때 이 대표 부친의 행적, 5·16 직후 혁명재판소 특별 재판관 시절 이 대표의 각종 판결문, 변호사 수임료 납세문제 등 이 대표 와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국민회의쪽은 “언제든 2,3탄을 터 뜨릴 준비가 돼 있다”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민련도 나름대로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핵심은 대검공안부 장 출신인 이건개 의원과 경실련 집행위원 출신인 이재선 의원. 현재 두 의원이 이 대표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수집해 기획조사를 시작하면 당에 서 관련부분 실무지원자를 파견하는 형식으로 정보팀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이 대표 아들의 병역문제는 민정당 시절부터 여권 안에 다양한 인맥을 구축, 정보력을 자랑하고 있는 이규양 부대변인을 적 극 활용하고 있다.

야권의 공세로 궁지에 몰린 신한국당 또한 뒤늦게 정보전쟁에 뛰어들었다 . 그동안 당내 경선에 몰두하느라 야당의 두 김 총재에 대한 대응 정보를 축적하지 못했지만 곧 반격할 만한 고급 정보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당내 검찰, 경찰, 안기부 등 정보기관 출신 의원들이 즐비한 만큼 두 김 총재 에 대한 공격거리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안기부 1차장 출신인 정형근 의원, 검사 출신인 홍준표 의원, 안기부장 출신 김덕 의원 등의 활약이 예상된다. 이미 대응이 시작된 징후들이 나 타나고 있다. 정형근 의원은 최근 “김대중 총재가 전두환 노태우 두 전 직 대통령의 사면을 대선에 이용하기 위해 나섰다”는 정보분석을 내놓았 는데 실제 국민회의쪽에서 광주·전남지역 5·18관련 단체를 설득하고 있 다는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이윤성 대변인 또한 김종필 총 재를 공격하고 나섰다. 최근 이 대변인은 “지난 93년 동화은행 수사 때 김종필 총재가 89억원의 가·차명 계좌를 갖고 있었다”고 폭로한 것이다 . 선거가 임박할수록 여야 정보팀의 활동은 더욱 맹위를 떨칠 것이다.

신승근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