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표지이야기

“누가 삼성을 음해하는가”

삼성그룹의 지승림 회장비서실 전무(기획홍보팀장)는 삼성의 기아 인수 시나리오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었다. 오히려 그는 삼성을 음 해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화살을 바깥으로 돌렸다.

-항간에 삼성의 기아 인수 시나리오가 돌고 있는데.

=삼성은 기아를 인수할 의사도, 여력도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솔직 히 기아 문제에 곁눈질할 겨를이 없다. 알다시피 지난 5월 부산 신호공장 가동식을 가졌고 첫 차인 KPQ(프로젝트명)를 시험생산하고 있다. 품질안 정에 만전을 기해 내년 3월 출시를 성공적으로 하는 문제에 전력을 기울 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이 대통령까지 자신의 뜻대로 만들고 기아마저 인수하려 한다는 주장이 있다.

=마타도어다. 대통령은 국민이 만드는 것 아닌가. 삼성으로서는 소용돌이 에 휘말릴 이유가 없다. 삼성이나 현대, 대우 모두 기아문제로 죽기살기 로 싸우는 것도 아닌데 언론이 공연히 삼성-반삼성으로 갈라놓고 증폭시 키는 것 같다. 당사자인 기아는 얼마나 속이 타겠는가.

-지난 7월6일 삼성차의 홍종만 사장과 함께 이건희 회장을 만나러 미국에 간 일이 있는가.

=(캘린더를 보면서) 그날은 골프를 쳤다. 지난 1년간 해외에 나간 일이 없다. 원한다면 내 여권을 보여줄 수도 있다.

-지난 7월 말 임경춘 삼성차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이 머무르고 있는 일본 을 다녀온 것은.

=KPQ의 후속차량 문제를 최종 매듭짓기 위한 것이다. 후속차량은 닛산과 공동개발하기로 원칙적인 합의가 이루어졌고 홍 사장도 이 문제 때문에 임 부회장에 앞서 일본을 다녀왔다. 후속차량은 앞으로 3년이나 3년 반 뒤에 나올 것이다.

-삼성생명 등이 기아 대출금을 회수한 일은 있는가.

=삼성이 기아에 대출해준 돈은 삼성생명에서 직접 나간 5백여억원과 자동 차 할부금융 1천여억원 등 2천여억원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 전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삼성생명 6백억원, 할부금융 1천88억원, 삼성화재 20억원 등 모두 1천7백8억원이 기아에 나가 있으며 지난해 말 이후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기아차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는 않은가.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전부터 갖고 있는 6.31%가 전부다. 협력사 등을 통해 뒤에서 숨어 주식을 사는 일은 전혀 없다. 기산 주식은 지난 연초 삼성생명이 자산운용 차원에서 20만주를 사들인 뒤 되팔아 지난해부터 갖 고 있던 주식만 남아 있다(지난해 말 현재 삼성생명의 기산 주식 지분은 1.9%).

-이건희 회장이 최근 포드 회장과 만나 기아차 지분을 시가의 3배로 사겠 다고 제안했다는데.

=이 회장이 포드 회장을 무엇하러 만나나. 포드가 기아차 지분을 처분하 려면 기아와 협의를 하도록 기아와 포드간에 이면계약을 맺고 있지 않은 가. 기아 주식을 3배에 산다니, 미친 짓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14일 제 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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