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특집

필승을 다짐하는 3당의 민심평가

“현재 60% 지지입니다, 선거 때까지 70% 이상이 우리 목표입니다”(신한 국당 대구시지부 정표현 조직부장).

“열세는 인정합니다. 최근 여론조사(<매일신문> 7.17)에서 17% 지지 가 나왔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놀랄 만한 성과입니다. 목표는 30%입니 다. 대구에서 30% 지지면 당선이죠, 뭐”(국민회의 대구시지부 최우석 사 무처장).

“지난 총선 때 자민련 지지율이 35.8%로 대구지역 1위였습니다. 대구시 국회의원 13명 중 8명이 자민련입니다. 의원 표만 관리해도 몰표가 쏟아 집니다. 50% 이상 말이죠”(자민련 대구시지부 김영호 사무처장).

3당 대구시 지부가 각각 주장하는 현 지지율을 더하면 100%가 넘는다. 목 표치 집계는 150%다. 대구대첩의 척후에서 적진을 노려보고 있는 3당 대 구시 지부는 한결같이 ‘목표달성’을 예견하고 있다.

신한국당 대구시 지부에 들어서면 먼저 ‘97대선승리, 내 손으로 내가 먼 저’, ‘힘모아 경제회복, 뜻모아 정권재창출’이라는 플래카드가 길게 펼쳐져 있다. 벌써 대선 국면에 한창 접어든 느낌이다. 신한국당의 자신 감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비공식이긴 하지만 경선과정에서 대구지역 대의원과 지구당 위원장들의 이회창 지지율이 전국 최고였다는 점에서 최 소한 당원들은 경선 전에 일찌감치 이회창 지지로 방향을 굳혀 전열정비 를 이미 끝내놓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3김에 대한 염증’이 이회창 지 지로 이어지고, 허덕이는 대구경제를 당장 살리려면 그래도 중앙정부의 예산을 곧바로 끌어당길 수 있는 기존 여당에서 대통령이 나와줘야 된다 는 ‘현실론’을 부르짖는다.

국민회의쪽은 이에 대해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명분론’을 편다. “그 대상이 DJ, JP가 아니라 홍길동, 김선달도 좋다는 것이 대구뿐 아니 라 전국민의 소원이다”라고 말한다. “예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국민회의쪽 사람들이 가장 빈번하게 쓰는 말이다. 격려전화, 지부를 찾아오는 사람, 입당원서를 쓰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고, 지난 3월 말 이 후 자발적으로 입당한 시민이 2백여명에 이르고, 친여 성향 단체·조합들 이 강연·식사대접을 요청하는 등 예전엔 언감생심이었던 일들이 자꾸 일 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DJ는 지난 7월25일 경북 영덕에서 도주최로 열린 ‘제5회 경북 농업경영자 대회’에 초청연사로 참석했다. 도에선 3당 후 보를 다 초청했는데 일정 때문에 다른 후보들이 불참한 사이, ‘오매불망 TK 짝사랑’의 DJ만 버선발로 달려왔다. 1만2천여명이 모인 그날 농민들 사이에서 ‘김대중’ 연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아마 40년 정치인생에서 거의 처음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 총재는 다음날 지구당 격려차 대구 에 들렀다. 당 관계자들은 “총재가 잔뜩 고무된 것 같다”며 “한번이라 도 더 대구에 내려오려 하는데 대선기간이 되면 아예 대구에서 눌러 살 것 같다”고 말한다. 국민회의 최우석 사무처장은 “경선 직후 한껏 올랐 던 이회창 거품이 급격하게 가라앉고 있다. 봄동산에 올라가면 얼음이 덮 여 있어도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걸 보고 봄이 오리라는 것을 안다. 열풍 같은 기운이 국민회의 쪽으로 불어닥칠 것이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민련은 여당에 대한 반감, 경기침체, 피해의식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변화를 원하는 기운이 높긴 하나 그 물결이 곧바로 국민회의로 가 긴 힘들며, 박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 대구의 선택은 자민련쪽으로 방향을 잡게 될 것이라는 이른바 ‘ 지역정서’론을 편다.

그런데 최근 <매일신문> 대구시민 여론조사(7.22)에서 JP(9.6%)가 DJ (17.3%)보다 더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에 대해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 하다. DJ보다 못하다는 것보다 지지율 자체가 너무 낮았다는 게 자민련으 로선 더 큰 아픔이다. 자민련쪽은 애써 그 결과를 부인하며 “신빙성이 없다”는 말로 일축한다. 체감지지와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7월30 일 TV토론회에서 김종필 총재가 편 보수안정론과 금융실명제 현실화 주장 등이 대구에 크게 어필,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나름대로 분석한다. 현재 궁지에 몰린 이회창에게서 떨어져 나간 표 또한 JP에게로 모이고 있 다고도 주장한다. 자민련은 다른 어느 당보다 정치적 변수가 가장 큰 곳 이라는 점을 또한 강조한다.

어쨌든 이미 출사표를 던진 각 당은 민심과 관계없이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14일 제 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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