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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
1997년07월31일 제 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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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둑싹둑, 쓱싹∼’. 끝났다. 단 15초. 한 사람의 얼굴이 완성되는 순 간이다.
류치페이(유期培·37). 중국 선전(深천)의 중국민속문화촌 한곳에 자리잡 은 그는 ‘예술가 류 선생’으로 통한다. 류 선생의 일은 관광객들의 얼 굴을 그려주는 것. 서울 대학로 ‘거리의 화가’들이 연상되지만, 그는 종이와 연필이 없다. 대신 천조각과 가위로, 초상화가 아닌 실루엣을 창 조한다.
그의 가위질은 쉴 틈이 없다. 호기심에 찬 눈으로 모델을 ‘자청’하는 이들이 줄을 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일이 끝난다. 보통 15초 정도가 걸리지만 ‘6초’라는 대기록 을 세운 적도 있다. 그 짧은 시간에 그는 모델의 인상 특징을 정확히 잡 아내 표현한다. 작업이 끝난 자신의 실루엣을 받아든 이들은 경탄을 토한 다. 그래서 붙여진 류 선생의 별명은 ‘신들린 가위’. 작품 하나에 중국 돈 40위안(약 4천원)을 받는다.
류 선생은 이 일을 무려 18년째 하고 있다. 쓰촨(四川)성에서 태어나 중 국의 거리를 떠돌기도 했던 그는 중국민속문화촌이 문을 연 91년부터 이 곳에 정착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 서예를 좋아했지요. 실루엣 기술 은 아버지에게서 전수받았죠.”
류 선생은 ‘아티스트’로서 자부심이 강하다. 쓰촨성민속예술가협회 회 원인 그는 최근 청두(成都)시에서 열린 민속예술 페스티벌 실루엣 콘테스 트에서 1등상을 타기도 했다. 덩샤오핑 등 중국의 유명 인사들도 그의 가 위 앞에 섰다고 한다.
중국 선전=고경태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