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997년07월31일 제 168호 한겨레21

97대선, 고지를 향해 뛰어라

이회창씨가 7월21일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에 선출됨에 따라 여야 3당의 대통령 후보가 모두 확정됐다. 이 후보는 96년 1월 신한국당에 입당한 지 1년6개월 만에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를 사실상 ‘쟁취’했다. 당내 기 반이 거의 없었음에도 다수파인 민주계의 강한 거부 정서와 경쟁자들의 반이회창 연합전선 등 숱한 고비를 극복한 것이다. 그는 또 7월 21일 당 선 확정후 신한국당 대표에 복귀했다.


‘영남 대통령’시대 사실상 종말

이회창 후보는 7월21일 2차 투표끝에 당선된뒤 수락연설에서 “금권정치 와 밀실정치를 청산하고 맑고 투명한 ‘저비용 고효율’의 생산적인 정치 를 반드시 실현해야한다”면서 “법을 무시하는 초법주의 행태와 부패구 조, 사치 낭비와 과소비 풍조도 빨리 청산하고 온 국민이 강건한 정신으 로 다시 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자유민주국가 체제 의 발전 △국력증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평화적인 통일을 3대 국가 과제로 제시했다.

이회창 후보는 신한국당 입당 이후 4·11 총선 중앙선대위원장과 당 대표 를 맡았지만, 아직도 비전문 정치인이나 마찬가지인 정치 신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 신인이 집권당 대통령 후보에 당선된 것은 한보사건 등을 거치면서 기존 정치권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에 힘입은 바 큰 것 으로 보인다. 또 선거전략 면에서는 ‘대쪽’이라는 별명답게 강력한 정 면돌파로 초반 대세를 형성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그러나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당내의 강한 반대 정서를 치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으며, 금품살포설 논란 등으로 인해 정치 신인으로서의 참신함이 상당 부분 훼손되는 부담도 안게 됐다. 특히 2차 투표에서 이뤄진 ‘반이회창 4인 연대’ 주자들과의 갈등은 연말 본선 정 국까지 여권이 일사분란하게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후보 확정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를 의식한듯 “당의 결속을 통한 정권재창출이 당의 목표이고 모든 후보들이 원만한 인격과 높은 경륜을 가진 분들인 만큼 당내 화합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경선 후유증 은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김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김영삼 대통령의 중립이 나에게 얼마나 유리하고 불리했는지는 말 하기 힘들지만 김 대통령의 중립의지로 공정경선이 이뤄진 것은 틀림없다 ”고 말했다. 이 역시 경선 후유증의 조기 수습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러 나 이한동 고문이 2차 개표 도중 자리를 떠나 이 후보의 당선 확정때 모 습을 보이지 않은데서 알 수 있듯 경쟁자들의 갈등의 골은 아직 깊다. 이 회창 후보의 정치력이 비로소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이회창씨의 신한국당 후보 확정으로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모두 비 영남권 출신(이회창-충남 예산, 김대중-전남 신안, 김종필-충남 부여)이 차지했다. 물론 영남권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 만, 현재로서는 설령 영남 후보가 나온다 해도 유력한 세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따라서 5·16 쿠데타 이후 40년 가까이 계속돼 온 영남 출신 대통령 시대 가 올 연말에는 사실상 종말을 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 본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주장한 ‘지역 등권론’과는 다르 지만, 그동안 ‘영남 패권주의’로 표현되던 정치권력의 특정지역 편중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는 최소한 맞게 된 것이다. 국민회의의 한 고 위관계자는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완전한 민주주의가 완성된다고 하겠지 만, 박정희 이후 36년여 동안 이 나라 권력을 독점해온 영남 대통령 시대 가 막을 고하게 된 것 자체도 우리 정치사에 있어 일대 사건임에 틀림없 다”고 말했다.


바람 앞에 선 JP의 정치인생

앞으로 남은 변수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야권 후보단일화 여부와 경선에 서 탈락한 여당 인사의 탈당후 독자 출마 가능성 등 크게 두 가지라고 압 축할 수 있다. 먼저 여당쪽의 일부 인사가 탈당해 출마하는 여권의 분열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는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 적인 분석이다. 이수성 이한동 박찬종 고문 등 대선 예비주자들이 모두 당내 경선에 끝까지 나섰던 만큼 탈당 명분이 약하다. 실제로 이들은 모 두 “결과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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