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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재벌/한진그룹 |
1997년07월31일 제 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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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아들 4형제들은 그룹의 큰 기둥인 항공-건설-해 운·중공업-금융분야를 각기 나눠 맡아 분할경영체제의 틀을 갖추고 있다 . 장남인 양호(48)씨는 92년 그룹의 간판인 대한항공의 사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지난해 초 그룹 부회장에 임명됐다. 96년 2월에는 대외적으로 그 룹을 대표하는 전경련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또 부동산 임대 및 관 리업체인 정석기업의 사장도 맡고 있다. 차남인 남호(46)씨는 93년 초 한 진건설 사장에 임명됐고 골프장 운영업체인 한일레저 사장을 겸하고 있다 . 3남인 수호(43)씨는 지난 94년 초 한진해운 사장에, 막내인 정호(39)씨 는 최근 한진증권 사장에 취임했다.
조 회장이 2세승계 구도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지만 양호씨의 그룹 부회 장 임명은 사실상 장남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겠다는 조 회장의 뜻이 공식 화된 것으로 그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조 회장은 부회장을 임명할 당 시 발표 직전까지도 상당히 고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뒤 자 신이 갖고 있는 대한항공 주식을 아들들에게 나눠줄 때 장남에게는 특별 배려를 해 지분율을 크게 높여 주었다. 양호씨의 대한항공 지분은 95년 말까지만 해도 4.8%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0%를 넘고 있어 다른 형제들의 지분 1.7∼0.4%와 크게 대조를 이룬다. 나머지 세 아들도 각기 자신이 맡 고 있고 회사에서 대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남호씨는 한진건설 주식 10.5 %를, 수호씨는 한진해운 주식 14.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정호씨 역시 한진증권 주식을 9.6%로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조 회장이 2세들에 대한 지분정리를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조수호 한진해운 사장이 대한항공 영업담당 부사장을 겸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조 회장이 아직도 아들들의 경영능력을 저울질하고 있 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실제 수호씨는 대한항공 영업쪽에서는 상당한 재량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양호씨 역시 수호씨의 영토인 한진해운의 주식 5.2%를 가지고 있다. 양호씨와 수호씨 는 스타일이 상당히 대조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호씨가 내성적인 성격으로 꼼꼼하고 치밀한 반면 수호씨는 선이 굵고 뚝심이 대단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경영 일선에서 계속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계열사끼리 지분구조가 얽혀 있어 현 시점에서 그룹 분할을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