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1997년07월31일 제 168호 한겨레21

주강 삼각주의 특별한 매력

(사진/선전의 중국민속문화촌에서 매일 벌어지는 가무극.)

마카오의 음식점엔 ‘매키니스 푸드’라는 게 있다. 짜면서 신듯, 그러면 서도 덜 자극적인 향료가 섞인 치킨과 해물요리다. 중국음식 같기도 하고 서양음식 같기도 하다. 사실 이것은 포르투갈식과 중국식이 합쳐진 것으 로 마카오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말해주는 음식이다. 마카오-광둥(廣東 )-홍콩을 잇는 주강 삼각주 지역을 여행하는 맛은 바로 이 ‘매키니스 푸 드’를 닮았다.

주강 삼각주 지역이 관광상품으로 처음 개발된 것은 지난 95년.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현재 여행사별로 당일관광코 스부터 7일 일정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나와 있는데 그중 3∼4일짜리가 가 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사실 마카오는 황량해 보인다. 1835년 태풍 때 건물 대부분이 날라간 성 바오로 성당 등 오래 전에 지어진 이국적인 건축물들이 있지만 문화유적 에 대한 전문적인 관심이 없는 한 금방 심심해진다. 반도에서 타이파섬과 콜로안섬으로 건너가면 해수욕장도 있다. 그러나 황톳빛 물에 과감히 옷 을 벗고 뛰어들 용기를 가질 사람은 없을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축구장만한 크기의 카지노장에서 밤마다 돈을 탕진하는 것일까? 참고로 한가지. 마카오는 현재 갱들이 ‘전쟁’중이므로 밤길에 혼자 다 니는 것은 위험하다.

마카오에서 중국 국경을 넘어 광저우(廣州)까지 버스를 타고 두시간 반, 다시 경제특구인 선전(深천)까지 한시간. 바로 광둥지역의 중심부다. 광 저우까지 오는 동안엔 중화인민공화국의 창시자이자 1911년 신해혁명의 지도자인 쑨원의 출생지와 기념관을 둘러볼 수 있다. 청조 건축물의 본보 기라는 진씨 서원에 놓인 도자기·옥·상아 따위의 공예품도 감상거리다. 선전에선 중국인들의 광활하고 웅장한 ‘큰 문화’를 실감케 된다. 더불 어 그들의 아기자기하고 은근한 손길도 맛본다. 중국 최대의 종합공원이 라는 ‘소인국’. 만리장성에서부터 이름난 미륵불과 사찰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전 문화유산을 축소해 재현한 곳이다. 35ha에 이르는 이곳을 꼼꼼 히 살피려면 반나절을 잡아야 한다. 그 옆엔 파리의 에펠탑부터 이집트의 피라미드까지 2백22개국 명물들을 축소해서 모아놓은 ‘세계의 창’이 자 리잡고 있다. 용인의 민속촌 같은 중국민속문화촌은 중국 25개 소수민족 의 민속을 낱낱이 보여준다. 이곳의 진짜 볼거리는 여성무희들이 펼치는 가무극과 5백명의 참가자가 벌이는 스펙터클한 민속문화제. 유럽계 무희 들이 펼치는 마카오의 ‘크레이지 파리 쇼’를 본 사람이라면 ‘차이’를 비교해 볼 만하다. 만두처럼 생긴 딤섬(點心)을 값싸게 즐기는 것과 광둥 에서만 난다는 붉은 빛깔의 과일 ‘여지’를 맛보는 것도 놓치면 아쉽다.

그리고 다시 홍콩. 홍콩의 세련된 아름다움과 흥청거림은 마카오와 광둥 에서 풀지 못한 갈증을 채워준다. 마카오-광둥-홍콩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여행의 만족도 수위를 서서히 높여가는 듯한 여정이라는 게 관광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에 반환됐지만 홍콩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무비자로 14일 체류가 가능 하다. 마카오도 무비자 20일. 하지만 광둥지역 여행은 주한 중국대사관에 서 비자를 미리 받아야 한다(문의 홍콩관광협회 02-778-4403, 마카오관광 청 02-778-4402).

홍콩·마카오·광둥=글·사진 고경태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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