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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7월24일 제 1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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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수성-이한동 후보간의 우의와 신뢰가 후보 양보 문제에서도 두텁게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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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성 후보 진영의 이재오 대변인은 7월13일 기자회견에서 “경선 전 ‘ 반이회창’ 단일후보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먼저 연대를 이룰 수 있다”며 “적어도 서 울 연설회(19일)까지는 연대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후보간, 핵심참모들간 보이지 않는 물밑 접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되면 마음으론 승복 안할 것”
이수성 후보쪽의 구상과 스케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회창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6명 후보들의 ‘반이회창’ 단일후보 창출을 위해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6명 후보단일화의 전 단계로 이 한동 후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이수성 후보쪽의 이러한 ‘단기적인’ 구상이 성공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 실하다. 열쇠는 누구로 후보를 단일화하느냐 하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이수성-이한동 후보만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이수성 후보는 합동연설회 때마다 “이한동 후보는 내가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정치인” “우리 둘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통하는 사이” 등등의 현란한 찬사를 늘어놓고 있다. 이한동 후보도 “이수성 후보는 통 합의 정치인”이라며 화답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에 앞서 지난 6월21일 삼각지 소주집에서 만나 “이한동 고문이 되면 나는 글을 쓰면서 돕겠다 ”(이수성 후보) “이 총리가 되면 국회의장을 맡아 돕겠다”(이한동 후 보)며 우의를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우의와 신뢰가 후보 양보 문제에서도 이처럼 두텁게 적 용될지는 의문이다. 특히 후보 양보가 1차 경선이 끝난뒤에 이뤄지는 것 이 아니라 1차 투표 이전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보통 결단이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수성 후보 진영은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연히 민 주계의 지원을 받고 있고 영남권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수성 후보로 단일 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정계인 이한동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민주계의 이탈자가 많을 것이며, 영남표도 결집력이 약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한동 후보쪽의 계산은 다르다. 대의원들의 지지도가 낮은 쪽이 높은 쪽에게 양보하는 게 순리지 무슨 딴소리냐는 것이다. 정치적인 기반 인 대구·경북에서조차 이회창 후보에 비해 이수성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뒤지고 있는 것을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높게 나오는 이한동 후보가 단일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의원 지지도만으로 이수성 후보가 다른 후보를 위해 ‘살신성인 ’의 자세를 취할 리 만무하다는 게 신한국당 주변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이수성 후보가 양보하기에는 그의 꿈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수성 후보의 꿈은 물론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쟁취를 통한 연말 대선 도전이다. 대의원 지지도라는 핵심 사항을 뺀 나머지 주변 정세는 그에게 유리한 게 사실이다. 김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과 다수파인 민주계의 지지 등이 그것이다. 때문에 경선 전 후보단일화만 된다면 1차 투표에서 2위를 한 뒤 2차 투표에서 여세를 몰아 뒤집기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문제는 경선 전 후보단일화마저 어렵게 될 경우 이수성 후보가 어 떤 행보를 취할 것인가이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경선에서 현재 1위를 달 리는 이회창 후보를 이기지 못할 경우 결과에 곱게 승복하리라고 보는 사 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동안의 행보에 비춰 ‘다른 길’을 택할 가능 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미 6월28일 여의도 사무실 현판식에서 “경선 결과에 완벽하 게 승복하겠지만 단 한 사람 이회창 후보가 되는 것은 마음으로 승복하지 않는다”며 심경의 일단을 표출했다. 이보다 앞선 6월18일도 “탈당하고 픈 심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수성 후보의 한 핵심 측근도 “이 후보 를 정치권에 끌여들인 민주계가 지금처럼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해 이 후 보를 물먹일 경우 우리로서는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떨어지면 다시 ‘신라대표’로
이수성 후보의 ‘중대 결단’ 내용이 무엇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 나 주변에서는 영남후보론을 근거로 한 독자출마나 탈당이후 야권과의 연 대설 등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 진영의 한 관계자는 “이회창 후보나 이 인제 후보 등이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 여야 후보가 모두 ‘백제 후보’가 되는데 그동안 우리 나라 정치를 주도해온 신라인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신라 후보’로의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수성 후보가 평소 그의 소신과 달리 ‘21세기 민주 박정희론’을 제기 하고 나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쪽의 다른 고위관계자는 “이 후보가 당 안팎의 따가운 눈총에도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골프회동을 갖고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 령 임기를 2년으로 줄이더라도 집권 기간에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 급한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수성 후보와 이한동 후보가 모두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친하다는 사실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 다.
경선이 막바지에 갈수록 이래저래 튈 주자들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김종철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