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1997년07월24일 제 167호 한겨레21

서영이 색연필소극장 대표

“책값이요,전 공짜예요.” 서영이(38)씨는 <한겨레21>의 열렬한 애 독자다. 그러나 한번도 돈을 내고 사본 적은 없다. 그렇다고 도서관을 찾 거나 서점에 서서 다리품을 팔 필요도 없다. 가만히 있으면 매주 수요일 따근따근한 <한겨레21>이 어김없이 서씨의 두손에 쥐어진다. 서씨의 남편이 <한겨레21> 전주지사장으로 일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이다. 행복은 여기서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5월 본격적으로 문을 연 색연필소극장의 든든한 후원까지도 남편은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90년 둘째아이를 임신하기 전까지 전주시립극단에서 기획을 담담하 는 단무장으로 일했던 경험을 그대로 묵혀둘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95년 소극장을 인수한 그는 96년 봄 그동안 품고 있던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인형극이 그의 꿈이었다.마침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인형극 강좌가 열렸다. 매주 토요일 서울행 첫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 고단한 역정을 3개 월 동안 계속 했다. 몸은 병들었지만 머리는 맑아졌다. 시립극단 시절의 경험과 문화센터의 배움을 바탕으로 첫 인형극을 무대에 올렸다.

베르너 홀츠 바르트라는 긴 이름의 독일 작가의 동화 <누가 내머리에 똥 쌌지>라는 작품을 각색한 같은 이름의 작품이었다. “원작은 아이들 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데 초점이 있지만 조금 손을 댔어요. 인 형극 맨 끝에 대사로 나오기도 하는 데요, 아이들에게 ‘한번 작정한 일 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 다행히 인형극은 매주 토요일 한차례씩 가졌던 공연을 두차례로 늘릴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매주 월요일에는 보육원이나 장애인 시설 등에 수 용돼 있는 아이들을 위한 무료공연 순서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쁘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지라 바쁘고 고단하지만 세상을 바르게 보는 시 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한겨레21>은 물론, 신문도 빼놓지 않고 읽는 다. 아이들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학습에도 도움이 되는 인형극과 아동 극을 계속해서 무대에 올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서씨는 <한겨레21& gt도 다양성도 좋지만 창간 초기의 목적을 잊지 말라는 바람을 전한다. 아이들에게 공짜로밖에 인형극을 보여줄 수 없는 단체나 시설들은 서슴없 이 연락을 달라는 것도 서씨의 부탁이다(문의: 0652-252-2823).

윤승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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