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7월24일 제 167호 한겨레21

마음의 숲을 키우는 노래, 요델

“스위스에서 온 요델러(요델 음악가) 친구들과 설악산엘 갔었는데 산의 아름다움에 감탄했어요. 게다가 우리 민요와 창을 들려주니까 비슷하다고 신기해하더군요. 이제 우리 정서에 맞는 요델을 부를 겁니다.”

요델은 우리 민요와 비슷한 음율을 지녔다. 육성과 가성의 경계를 조화롭 게 넘나든다. 서용율(41)씨는 그동안 침체됐던 한국 요델의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

요델은 중세 이전부터 알프스 산맥 일대의 민족 사이에서 불려온 민속음 악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는 아름다운 자연과 이를 창조한 절대자를 시 로 표현한 노래라고 한다. 서씨는 “요즘에는 햄버거나 콜라에 밀려난 우 리 고유음식의 신세나, 잘났다고 으스대는 사람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빗 대는 풍자성도 있다”고 말한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서씨는 중학교 3학년 때 형이 우연히 구해준 요델 음 반을 접하고 그 맑음에 이내 빠져들었다. 한국 요델의 1세대인 김홍철씨 로부터 강습을 받고 독학으로 요델을 공부한 그는 고교시절부터 공연을 다닐 정도로 실력을 쌓았다. 대학에선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요델의 매 력을 떨쳐버릴 수 없어 요델클럽 활동으로 생활해왔고 아내도 요델을 통 해 만났다.

그는 80년대 중반까지 제법 불리던 요델이 88올림픽 이후 각종 레저와 유 흥문화에 밀려 잊혀진 것을 아쉬워 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침체된 요델을 부흥시킬 욕심으로 가득하다. 8월1일 스위스 건국일에 그곳 정부 의 초청으로 가 한국요델의 실력을 맘껏 뽐낼 생각이다. 돌아와서는 요델 이 손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전국 15개 도시를 돌며 강 습회를 열 작정이란다. 이어 올 크리스마스엔 캐럴 요델을 선뵈고, 내년 봄쯤엔 요델의 고향 스위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음반을 낼 생각이다.

“73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25년째가 되네요. 요즘 사람들의 음악정서를 균형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널리 알릴 겁니다.” 서씨는 자극적인 것 에 노출돼 있는 청소년들에게 요델을 들려주며 여행 이야기를 들려줄 수 만 있다면 어디라도 달려갈 생각이란다. 요델과 함께하는 삶을 “도심 속 에서 마음의 숲을 가꾸는 느낌”이라고 말한 그는 기타를 연주하며 그 숲 을 들려주었다.

김상준/ 자유기고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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