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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 |
1997년07월03일 제 1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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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달마산 금샘
(사진/
금샘은 천우신조가 따라야 찾을 수 있다. 샛노란 금빛을 내는 금샘의 성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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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금빛 옹달샘
반도의 끄트머리 깊은 산 속에 금빛 옹달샘이 숨어 있다. 조금씩 돌틈새 로 넘쳐나는 물은 금가루를 입힌 듯 샛노란 금빛을 낸다. 바가지로 뜨면 금거죽이 물에 섞여 나오는데 물 밖에서는 1~2초 뒤면 금방 사라진다. 물 맛이 유난히 차다거나 쌉쌀하다거나 하는 특별한 점은 없지만 목젖을 건 드리는 질감이 부드럽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 달마산 봉우리 뒤편 석굴에 똬리를 튼 금샘이 바로 그 신비의 샘물이다. 사람 가슴높이쯤에서 바위벽이 수평으로 1m 정도 패 어 들어간 자리에 30~40cm 깊이로 금빛을 담고 있다. 어떤 이는 산속에 감춰진 금맥을 타고 물이 흘러내려 금가루가 섞여든 것이라고 하나 신빙 성은 없어 보인다.
안내판 없어 찾기는 쉽지 않아
금샘을 찾아가는 길은 길이 아니다. 표지 안내판은 당연히(?) 없다. 이끼 낀 바위 등걸을 넘고 산죽 우거진 틈새를 헤쳐나가야 하는데, 금샘을 몇 번이나 다녀간 사람도 다시 찾을 때는 몇시간씩 헤매거나 아예 못찾고 돌 아오기 일쑤다. 워낙 작은 데다 숲 깊숙이 숨어 있어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래서 마음씨가 바르지 못한 사람에게는 금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도 한다. 산길을 지치도록 헤매다 금샘을 찾으면, 마치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했을 때와 같은 감격을 맛본다.
금샘을 찾다 찾지 못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최익현이 <유한라산기>에 서 “남도 최고의 산”이라고 칭송한 달마산의 빼어난 경치가 오롯하기 때문이다. 달마산은 2~3시간의 완만한 등산코스로 정상 부근에 완벽한 형 태로 남아있는 옛 봉화대를 구경할 수도 있다. 미황사 가는 길목에 위치 한 대흥사나 송호리 해수욕장, 해남읍의 윤선도 생가 등 정취어린 장소도 ‘남도 1번지’ 해남의 이름을 빛낸다. 쪽배를 타고 보길도까지 간다면 금샘과 상관없이 평생 잊지못할 금빛 추억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신비스런 우리 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금샘은 어쩌면 사람이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지 모른다. 얼마전부터 입소문을 통해 금샘이 알려지고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물이 예전같지 않다. 그저 남녘 어딘가에 있 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금샘 가까이만 에두른 뒤 지나쳐 오는 것도 멋있는 사람의 일인 것 같다. 너무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을 만큼 금샘은 크지 않다.
#이렇게 가세요
광주를 거쳐 해남읍~완도로 이어지는 국도를 타고 해남읍에서 25km 정도 가면 월송마을이 나온다. 월송에서 미황사 안내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해 3km쯤 들어가면 미황사에 닿을 수 있다. 미황사에서 금샘이 있는 달마산 봉우리까진 등산길로 40분 정도 걸린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려면 먼 저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해남행 고속버스를 탄다. 매일 오전 7시 20분부터 오후 5시55분까지 하루 8회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5시간30분. 해남에서 다시 완도행 시외버스를 타고 월송마을에서 내린다. 해남에서 월송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 월송에서 미황사까진 버스가 하루 3번 왕 복하나 시간을 맞추기가 꽤 힘들어 짐이 많지 않다면 차라리 걷는 편이 낫다. 숙박시설은 없다. 문의:해남군 문화공보실(0634-33-1134), 미황사( 0634-33-3521)
전북 부안군 원효방 유천
(사진/원효방 유천을 품고 있는 능가산 울금바위 동굴에서 탁한 공기에 물이 썩고 있는 세상이 눈에 들어 왔다. )
원효의 기상이 살아난다
전북 부안군 상서면 감교리에 있는 원효방 유천(乳川)은 1천3백여년 전 원효대사와 얽힌 전설로 더욱 신비롭다. 통일신라시대 원효대사는 지도층 의 부패를 탄식하며 구름처럼 세상을 떠돌아다녔다. 그러다 그는 부안에 서 발길을 멈추고 바위동굴에 들어가 수도에 전념했다. 그때 원효의 목을 축여주던 조그만 샘 하나가 바로 유천이다.
유천은 개암사를 품고 있는 능가산 울금바위 안에 있다. 개암사에서 울금 바위에 오르는 길엔 대숲이 무성하고 소나무와 맹감나무가 장단을 넣는다 . 가끔씩 후드득 하고 꿩이 나는 소리도 들린다. 이규보가 1200년 8월 원 효방을 보고 쓴 <남행월일기>에 보면 “원효방까지는 나무사다리가 있는 데 높이가 수십층이나 되어 발을 후들후들 떨면서 올라가니, 뜰 계단과 창문이 수풀 끝에 솟아 보였다. 듣건대 때때로 호랑이와 표범이 인연을 구하려 올라가려다 올라오지 못했다 한다”고 적고 있다.
마르지 않는 비릿한 젖과 같은 물
시인의 과장을 감안하더라도 올라가는 길이 꽤 가파르다. 40분 정도 산길 을 올라가면 유천이 있는 울금바위가 나타난다. 울금바위에는 굴이 4개 있다. 맨 오른쪽에 2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것이 원효방이다. 왼쪽 뒤편 에 폭은 작되 깊이 뚫려 있는 것이 베틀굴로, 선녀가 이 안에서 비단을 짰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 유천은 중간에 있는 제일 큰 바위굴 안 약간 왼쪽에 있다. 바닥으로부터 3m 높이의 바위 벽에 보일듯 말듯한 물오라기 가 바위 틈새로 젖어 내려 지름 30cm 정도의 바닥샘에 고여 있다.
아무리 바깥에 물이 흔해도 유천의 물은 붇지 않는다고 한다. 물맛은 이 름 그대로 젖과 비슷하다. 여느 산의 샘물 맛과는 달라 일반인들은 자칫 비릿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샘의 유래와 의미를 되새기면 혀 끝에 닿는 감촉이 달라짐은 물론 샘물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 이다.
부안에는 유천 외에도 채석강을 비롯해 변산온천, 새만금 간척공사 현장, 직속폭포, 지석묘 등 다양한 볼거리가 널려 있다. 대부분 1시간 이내 거 리에 인접해 있어 이동하는 데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유천 샘물 맛을 먼저 보고 나면 그 옛날 원효처럼 눈이 밝아져 삼라만상이 새롭게 보일지 도 모른다.
#이렇게 가세요
호남고속도로 신태인인터체인지에서 부안으로 빠져 부안읍내로 들어간다. 다시 줄포쪽 국도로 빠져 7km 정도 가면 우금산성과 개암사 표지판이 나 온다. 표지판 옆 개암저수지를 끼고 우회전해 10여분 정도 들어가면 개암 사가 나타난다. 개암사 뒤쪽으로 유천이 자리잡고 있는 울금바위가 보인 다. 대중교통 수단으론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부안까지 매일 오전 6시5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35~40분 간격으로 고속버스가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3시간30분. 부안읍에서 내려 개암사까진 버스가 있긴 하나 시 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고 큰길에서 내려 개암사까지 걸어 들어가는 길도 만만치 않아 차라리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여름철에는 민박장소도 많고, 채석강 주변에는 텐트를 칠 곳도 마련돼 있다. 문의:부안군청 문화 공보실(0683-80-4221) 개암사(0683-83-3871)
권태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