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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1997년07월03일 제 1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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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석.박사들을 `계약공무원' 형식으로 초빙해 발족한 `21세기
구정연구단'은 기초자치단체로서 최초의 시도이자 모험이었다.)
밑바닥을 기는 재정 규모에도 기초 자치단체들 가운데 가장 번뜩이는 아 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광진구의 비결은 따로 숨어 있다. 바로 구청 본관 4층 15평 규모의 허름한 사무실을 차지한 ‘21세기 구정연구단’이다.
도시행정, 도시재정, 도시계획, 사회복지, 도시환경, 도시교통 등 6개 분 야의 전문 석·박사 5명으로 구성된 이 연구단이 광진구 자치의 싱크탱크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단은 민선자치구 출범 뒤 빈약한 재정 을 극복하면서도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개발 방법을 고민하던 정영섭 구청 장이 서울시의 ‘시정개발 연구원’을 본떠 기초자치단체 최초의 연구단 설립을 추진하면서 탄생했다. 95년 10월 공개모집을 통해 당시 시정개발 연구원의 연구원 강우원 실장(행정학 박사) 등 5명의 석·박사들을 ‘계 약공무원’ 형식으로 초빙해 96년 1월1일 정식 발족시킨 것이다. 이 또한 기초자치단체 최초의 모험이었다.
비록 5명이지만 이들의 연구 실적은 실로 기대 이상이었다. 6개월 동안의 조직 진단을 거쳐 앞으로의 행정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96년 5월 단 행된 광진구의 조직개편안을 비롯해 주차문제 개선방안, 자원봉사 활성화 방안 등 지난 한햇동안 모두 14건의 정책과제를 개발했다. 분야별 연구결 과는 대부분 광진구에서 시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 97년 3월에 내놓은 <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구정>이라는 보고서는 한국자치행정사에 기념비적 보고서로 평가받고 있다. 자치단체 최초로 2000년까지 구가 추진할 환경 정책을 확정해 놓은 정책계획서이기 때문이다.
“없는 돈을 쪼개 쓰는 처지에 시행착오란 허용될 수 없다”며 관공서의 경영마인드를 강조하는 강우원 실장. 그는 “연구단의 업무가 단지 계획 수립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 연구단은 광진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영업’도 진행한다. 시정개발연구원이나 기업 연구기관을 찾아가 광진구의 연구성과를 소개하 고 자치행정연구의 사례지역으로 광진구를 선택해 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다. 각 구청의 비협조로 사례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정개발연구원 등의 연구진들에게 각종 자료지원과 조사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은 매 력적인 것이다. 그 대가로 광진구는 이들의 연구 성과를 공짜로 제공받는 다는 조건이다. 이런 영업을 통해 모두 2억5천만원어치의 연구과제 5가지 를 광진구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최근 삼양데이터시스템이 도로정 보관리시스템을 개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례 지역을 자처해 수억원이 드는 도로정보관리시스템을 돈 한푼 안 들이고 넘겨받을 수 있게 됐다. 이들은 또 서울시의 숨겨진 예산 찾아내기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나 중앙 정부가 시설물 건설 예산만 확보하고 구체적으로 건설지역을 확정하지 않은 포괄예산을 찾아내 광진구로 적극 유치하는 것이다. 마치 보물을 찾는 것처럼 예산을 뒤져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1천평 규모의 여 성발전센터를 노유동에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실속 기획으로 으뜸구를 만들기 위한 구 재정확보 방안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원들은 “우리의 작은 연구 성과가 당장 빛을 발하지는 않겠지 만 지방자치의 질을 조금이라고 향상시키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입 을 모은다.
신승근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