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1997년07월03일 제 164호
|
|---|
-<산>의 기획배경은.
=MBC는 <여명의 눈동자> 이후 <까레이스키> <전쟁과 사랑> 등 지속적으로 대형 드라마를 제작해왔다. 대상을 큰 쪽에서 찾다보니 ‘산’이라는 주 제에 닿게 됐다.
-<산>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나.
=신선한 인상은 주겠지만 바람을 일으키리라고까진 생각하지 않았다. 애 초부터 밑천을 뽑겠다는 생각도 아니었고. 사장님도 욕심을 조금 줄였다. -시청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드라마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그림 좋고, 노력 많이 했다고 해도 한 두번 정도는 봐주지만 그것만으론 끝까지 가기 힘들다. <산>은 재미면에 서 분명히 떨어진다. 재미를 불러일으킬 요소가 없진 않았지만 개별 원소 들이 생경하게 등장했다. 고결한 가치를 살리다보니 지탄받는 류(?)를 많 이 죽일 수밖에 없었다. 일선 PD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 같아 일일이 간섭 하진 않았지만 아마 내가 만들었으면 재미는 더 있었을 것이다. 나는 싸 구려니까.(웃음)
-이런 드라마를 외면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원망이 있을 법한데.
=만드는 사람의 책임이다. 우리 시청자들은 부박(浮薄)한 편이다. 제작자 들이 이에 맞춰야 한다. 시청자에게 볼 것을 강요해선 안 된다.
-그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홍리나씨의 추락사고다. 위험한 장면이 많아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 았는데 히말라야나 알프스가 아닌 국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출연진 들의 팀워크가 워낙 좋아 큰 동요는 없다.
-홍리나씨의 추락사고에 대해 안전대책 미흡이 지적된다.
=그건 맞지 않다. 위쪽에서 카메라를 들이댄 근접촬영이어서 별도의 자일 이나 그물망을 설치하면 화면상에 그대로 드러난다. 평소에 산악 코디네 이터를 고용해 안전에 최우선을 기울여 왔다. 홍리나가 연기에 너무 몰입 하면서(칼로 여러번 끈을 내리치는 장면) 칼이 끈의 한가운데를 절단하게 된 것 같다. 보험금 외에도 MBC쪽에서 별도의 보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시적 중단은 있겠지만 연예활동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의사들이 이 야기하고 있다.
-<산>의 시청률 저조로 앞으로 이런 대형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 는 우려도 있다.
=그 우려는 사실로 나타날 것이다. 비용상승 등으로 방송국 경영수지가 많이 악화된 시점에서 결과도 좋지 않은 프로그램에 큰 돈을 들이기는 힘 들 것이다. <산> 이후의 대형기획도 아직 없다.
*박복만 CP는 76년 MBC에 PD로 입사, <113수사본부> <베스트셀러극장> < 또ㅁ방각하> 등을 연출했고, 드라마국 드라마3팀장으로 현재 <산> <짝> < 전원일기> 등을 담당하고 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