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지성
1997년07월03일 제 164호 한겨레21

허블의 시대는 가고…

허블우주망원경은 인류가 만든 망원경 가운데 최고의 걸작품으로 꼽힌다. 이 망원경은 미국항공우주국과 유럽항공우주국이 30억달러를 들여 지난 9 0년 6백10㎞ 상공의 지구궤도에 쏘아올렸으며, 무게는 12.5t으로 버스크 기 만하다.

이 망원경은 지름 2.4m의 그리 크지 않은 반사경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 기의 방해를 받지않아, 3m 거리에서 반짝이는 서울의 반딧불 두 마리를 워싱턴에서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해상도를 갖고 있다. 어둡고 먼 외부은하들의 모습은 오직 허블망원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서울대 이명균 교수는 “수십억 광년 거리에 있는 우주의 모습을 관측하 는 것은 우주 초기에 그곳에서 출발한 빛을 허블망원경으로 우리가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허블망원경은 우주의 과거 모습을 볼 수 있는 일종의 타임머신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우주왕복선을 탄 승무원들은 10일 동안 우주에 머물면서 허블망 원경에 달린 5개의 관측장치 가운데 2개를 떼어내고 화상분광기, 근적외 선 카메라 및 다중천체분과기를 새로 붙였다. 또 99년과 2002년에는 3·4 세대 관측장비가 부착돼 관측하는 빛의 파장 범위와 해상도가 더욱 높아 지게 된다.

2005년 수명을 다하는 허블의 뒤를 이어 2007년 발사될 차세대 우주망원 경(NGST) 개발 계획도 최근 가시화됐다.

댄 골딘 미국항공우주국장은 “수십억년 전 우주 생성시기에 발생한 높은 에너지의 자외선이 오늘날 에너지를 잃은 적외선 상태로 지구에 도달하고 있다”면서 “차세대망원경이 적외선들을 포착함으로써 우주의 기원에 대 한 비밀을 풀 수 있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허블망원경은 혁명적인 사진과 정보들을 제공해왔지만 2005년 작 동 예정기간까지 60억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먹어치울 것으로 보인다. 그 러나 차세대 우주망원경은 무게를 줄이고 각종 첨단기술을 동원해 제작비 가 5억달러에 불과하고, 연간 운영비도 4천만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항공우주국은 내다보고 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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