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1997년07월03일 제 164호 한겨레21

오주환씨

“고등학교 다닐 때였어요. 치과를 개업하고 계신 아버지께서 읽어보라며 책을 갖다 주시곤 하셨지요. 환자들이 볼 수 있게 병원에 비치하는 <한겨 레21> 가운데 제게 유용하다고 생각하시는 내용이 있으면 꼭 갖다 주시곤 했어요.” 그러나 입시를 눈앞에 둔 오주환(22)씨에게 그때까지 <한겨레2 1>은 남의 책이었을 뿐이었다. “가끔씩 대학생이던 형이 읽던 책을 넘겨 다 보기도 했었지만 그때는 별로였어요. 재미도 없고….” 그러나 대학생 이 되면서 <한겨레21>은 오주환(22·서강대학교 화학공학과 2학년)씨의 빼놓을 수 없는 독서목록에 올라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있을 때면 오씨는 어김없이 가판대에서 <한겨레21>를 빼든다. 신문에서 읽을 수 없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던 것과 <한겨레21> 의 기사가 일치될 때는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내가 생각하는 올바름이 확인되기 때문이랄까요.”오씨가 생각하는 ‘그 무엇 ’이 정체다.

오씨가 <한겨레21>을 가까이 하는 또다른 이유는 학교 과제물을 작성하는 데 유용한 참고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복제양 돌리’를 주제로 진행 된 토론 수업에도 <한겨레21&t 기사는 유용한 참고서 노릇을 해냈다.

그러나 아쉬운 것도 있다. 제일 먼저 꼽는 것은 기사가 짧다는 것. 어떤 기사는 다 읽었는데도 무언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함을 지울 수 없을 때도 있다. “지면이 부족하겠지만 딱부러졌으면 좋겠어요. 기사를 읽다가 궁 금증이 생기면 정말 답답해요. 마땅히 물어볼 데도 없고요.”

오씨가 <한겨레21>를 만나는 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한번 책을 구입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난 다음에야 다음호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몇 주쯤 지난 <한겨레21>에도 새로운 정보가 가득하죠. 공부를 하면서 <한겨 레21>의 빽빽한 내용을 일주일 안에 읽어내다 보면 깊은 내용을 모르고 지나칠 우려도 있고요.”

주로 학교 도서관에서 <한겨레21>를 만나기 때문에 생긴 버릇이기도 하다 . 도서관에서 새로 나온 책을 만나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부모님 곁을 떠 나 자취 하는 처지라 2천5백원은 거금이다.

“가끔 집에 내려가면 <한겨레21> 세권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해요. 아버 지께서 정기구독하는 책과 형이 사오는 책, 그리고 내 것까지….” 장거 리 여행을 할 때면 어김없이 <한겨레21>이 여행의 동반자가 된다는 오씨 의 꿈은 훌륭한 화학엔지니어가 되는 것이다. 살기좋은 세상을 위해서다.

윤승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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