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야기 |
1997년07월03일 제 164호
|
|---|
“음악은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시키는 데 가장 빠른 수단이죠.”
지난 6월9일 미국 콜로라도 덴버시 이스트고등학교 강당에는 낯익은 국악 장단이 울려퍼졌다. 한국 콜로라도 JC(회장 이철범)이 주최한 한국 입양 아 돕기 자선공연이 열리고 있던 것이다.
정말 어렵게 만든 공연이었다. 비행기로 15시간이 걸리는 먼거리를 출연 료 한푼 안 받고 날아와준 국악연주단 슬기둥(대표 이준호)과 재정난으로 공연이 휘청일 때 힘을 보태준 LG전자에도 고마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는 이철범 회장은 LA 폭동사태를 상기시켰다.
“폭동의 이면에는 문화적 차이가 만들어 낸 갈등이 숨어 있습니다. 한국 인 가게에서 거스름돈을 내줄 때 손에 올려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을 정 도였죠.” 많은 어려움을 뚫고 공연을 성사시킨 것도 한국의 문화를 제대 로 알려 커져가는 한인사회와 지역사회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자는 목적 때문이다.
처음에는 지역의 흑인사회와 멕시칸사회 인사도 초대할 계획이었으나 성 사되지 못했다. 공연 성사여부에 주력하다 보니 시간을 놓친 것. 그러나 덴버시의 문화관계자들이 참석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슬기둥은 이번 공연을 통해 내년에 열릴 예정인 아시안음악제 참가를 제의받았다.
이 회장이 콜로라도 한국인JC를 출범시킨 것은 지난 95년. 로스앤젤레스 로부터 덴버로 한국교민의 이주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한인사회가 지역사 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JC를 생각해 냈다. JC의 창립이념인 봉 사와 헌신이 지역사회와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데 더없이 좋을 거라는 생 각에서였다.
창립 이듬해부터는 ‘콜로라도 한국 뿌리찾기 캠프’에 강사와 자원봉사 자로 회원들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한국 뿌리찾기 캠프’를 통해 입양 아들에게 한국과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일도 이제는 JC의 연례행사로 자 리를 굳혔다.
“내년을 기대해 주십시오. 물론 내년에도 완전한 성공을 거둔다는 보장 은 없지만 올해보다는 훨씬 성장한 모습으로 행사를 준비할 수 있겠지요. ” 회원들과 함께 한 이 회장의 표정이 밝기만 하다.
덴버=최종원/ 자유기고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