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1997년07월03일 제 164호 한겨레21

여학생 37.5% 폭력피해 경험

여학생 폭력이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여학생들은 남 학생들보다 평소 폭행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더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수나마 남학생들도 여학생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폭력장소, 여학생이 더 광범위해

<한겨레21>이 최근 서울시내 초·중·고 7개교 학생 3백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한 초등학교 1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4곳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여학생 가운데 37.5%가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 이런 수치는 남학생 56.9%가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것에 비 해서는 낮은 것이다.

폭력을 당한 장소와 관련해서는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이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여학생의 경우 학교내와 등하교길 그리고 인적이 드문 곳이 각각 27% 안팎으로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유흥업소 주변에서 당한 경우는 11.5%에 이르렀다. 반면 남학생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 당한 경우가 46.3% 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학교 내(23.1%), 등하교길(13.0%) 등 순이었 다. 이 밖에 집 근처에서 당한 경우는 9.3%였으며, 유흥업소 주변에서 당 한 경우는 4.6%로 여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남학생은 인적이 드 문 곳에서 주로 폭력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학생들은 폭력을 당하는 장소 가 특정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 목이다. 이는 초기 학교폭력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

특히 폭력을 당한 시점과 관련해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상당히 의미있 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학생들 가운데 44.1%가 과거에 당한 적이 있다 고 대답한 반면 현재(이번 학기 들어)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12.8%에 그쳤 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과거에 있었다는 대답이 20.5%였으나 △현재까 지 계속되고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남학생보다 높은 17%에 달했다. 여학 생들에 의한 학교폭력과 피해경험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보 여주는 수치다.

여학생의 경우 같은 여학생에게 폭력 피해를 당한 경우가 74.1%로 가장 많았으며, 남학생에게 당한 경우는 14.8%, 남자와 여자에게 한번 이상씩 당한 경우는 7.4%, 남녀 혼성 패거리에 당한 경우가 3.7% 등이었다. 남학 생의 경우에는 역시 남학생에게만 폭력 피해를 당한 경우가 91.1%로 압도 적이었다. 그러나 여학생에게 당한 경우도 3.6%에 이르러 남학생들도 여 학생으로부터 심심찮게 폭력을 당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나머지는 남녀 혼성 패거리에 당하거나, 남자와 여자에게 각각 한번 이상 당한 경 우는 각각 2.7%로 나타났다.

폭력의 형태로는 남녀학생 모두 돈이나 물건을 빼앗기는 경우(남 50.0%, 여 57.6%)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기합이나 발길질(남 29.7%, 여 24.2%)이 많았다. 성희롱 등 성적 폭력을 당한 경우는 여학생이 6.1%였으 며, 남학생도 4.2%나 됐다.


맞아도 잘 안 알린다

폭력을 당한 뒤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도움을 청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는 남학생의 경우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는 응답이 40.7%로 가장 많 았으며 이 밖에 △부모님 29.6% △친구 22.2% △경찰 5.6% △선생님 1.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여학생의 경우에는 △친구에게 알렸다는 대답이 44.0%로 가장 많았으며, △부모님 28.0% △안 알림 16.0% △선생 님 12.0% 등 순이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대답한 학생들은 그 이유로 남녀 모두 ‘알려봤자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가 각각 37.8%, 44.4%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남학생들은 두번째 이유로 ‘혼자 해결하기 위해서’(24.4%)를 든 반면 여학생들은 ‘보복이 두려워서’(33.3%)를 꼽 아 대조를 이뤘다.

또 평소 느끼고 있는 폭행에 대한 불안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40.1% 의 여학생이 불안하다(매우 불안 3.5%, 조금 불안 37.6%)고 대답해 남학 생(32.0%)보다 더 자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창은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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