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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
1997년07월03일 제 1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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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수성 고문과의 골프회동. 잇단 여권인사와의 접촉을 두고 김종필 총재가 DJP연합에서 보수대연합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여권인사들과의 접촉이 부쩍 늘고있다.
그의 접촉 대상은 주로 권력분산론을 주창하는 신한국당의 보수성향인사 들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JP의 우측행보’라고 한다. 김 총재의 이런 발걸음은 내각제 개헌을 위해 ‘DJP(김대중-김종필)연합’에서 ‘보 수대연합’쪽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불러일으 킬 정도다.
국민회의 자극하며 여권인사와 연이어 회동
JP의 신한국당 인사 접촉은 지난 6월7일 이수성 고문과의 골프회동으로부 터 시작됐다. 골프회동에서 오간 대화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내각제를 포함한 권력구조 변경문제 등이 핵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 고문과 골프를 치면서 4시간 동안 같이 있었는데 무슨 얘기 는 못했겠느냐”고 깊숙한 논의가능성만 내비쳤다.
JP는 뒤이어 지난 6월18일에는 이한동 고문과 대구에서 심야회동을 가졌 고, 21일에는 신한국당 김종호 의원과 서울 근처 골프장에서 만났다. 조 만간 신한국당 최병렬 의원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자민련 김용환 총장은 이미 지난 5월25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신한국당 이한동 고문 과 만나는 등 김 총재의 여권인사 접촉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였다. 자민련의 한 고위당직자는 “김 총재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대통령제의 문제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를 포함 해 자민련 관계자들은 JP의 ‘내각제 세일’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
JP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 여당의 예비주자들이 제기한 권력구조변경론 에 대해 성적을 매기는 품평회까지 하고 나섰다. “여당 내 예비주자들의 제안 중 15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제도를 바꾸는 것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이수성 고문의 제안이 가장 건설적인 안”이라고 추어올렸다. 반면에 그 동안 공조 파트너였던 DJ에 대해서는 “지난 92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도 상당히 썼을 것”이라고 대선자금 문제를 들추어 국민회의쪽을 곤혹스럽 게 만들기도 했다. 이와함께 그가 전두환 노태우씨에 대한 사면론을 강력 히 제기하고 나서는 것도 바로 보수대연합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 다.
김 총재가 이처럼 여권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DJP연합’에 대한 회의론 에서 비롯된다. 자민련 사무처가 작성한 ‘정국전망과 대책’이라는 대외 비문건은 “김종필 총재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의 후보단일화보다는 향후 여권 내부에 발생할 결과에 따라 내각제 지지론자를 영입해 범보수 세력이 연대하는 보수대연합을 도모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자민련 주류쪽이 ‘DJP연합’보다는 신한국당 경선 이후 여권의 분열 상황을 지 켜보면서 보수대연합을 통한 내각제 개헌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 을 알 수 있다.
그러나 JP의 이런 발걸음행에 대해 자민련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주류쪽에서는 DJ와의 대선공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JP가 잠재적인 내각제 ‘우군’이 될 여권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 이다. 이는 15대 국회 임기내 개헌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DJ에 대해 서도 조기 내각제 개헌쪽으로 돌아서도록 하는 압박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박철언 부총재 등 비주류쪽은 JP의 대선 독자출마를 위한 사전 포 석이 아니냐는 경계심과 함께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야권후보 단일 화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미리 ‘DJP연합’에 회의 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3당으로서 현실을 망각한 채 주류가 신한국당의 일부 탈락주자를 끌어들여 ‘JP 독 자출마론’과 같은 ‘자살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잔뜩 경계하고 있다.
비주류,'엉뚱한'생각은 당 분란 초래
비주류쪽의 한 관계자는 “국민회의와의 단일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면 모르지만 주류가 ‘엉뚱한’ 생각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엄청난 당의 분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한영수 부총재쪽은 “JP가 24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인사들과 만남으로써 자신이 독자적으로 여야공조에서 주도권을 발휘 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당내경선용”이라며 “그런 점에서 당내 의 보수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JP와 여권 대선후보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 는 것이 아니냐”고 ‘경선용’으로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앞으로 국민회의와 대선공조협상이 본격화되면서 JP로서는 ‘DJP 연합’과 ‘보수대연합’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김성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