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997년05월10일 제 156호

검찰 소환 일부 정치인 불만

한보사건 수사과정에서 검찰은 `‘몸통’을 제대로 찾지도 못하면서 엉뚱 한 정치인을 불러다 조사해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의 경우 합법적인 후원금이었는데도 한보의 부정한 돈을 받은 것처럼 문제삼아 본인에게 심대한 정치적 타격을 줬다. 국민회 의의 한 고위당직자는 검찰의 무분별한 정치인 소환조사에 대해 “마치 어린애에게 칼을 맡겨 놓은 것처럼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며 ‘막가파’ 에 비교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은 검찰의 출두통보를 받았을 때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한보사장인 이용남씨가 지난 95년 8월과 96년 11월 후원회 행사에 참석해 그림대금으로 각각 1천만원과 4백50만원을 정치후 권금으로 낸 것말고는 한보로부터 한푼도 받지 않았음을 검찰에 누누히 밝혔던 터였다. 이 의원은 이씨에게 선관위 양식의 후원회영수증을 정식 교부한 데다 대금 전액을 후원금으로 신고했다.

앞으로 소환될 김원길 의원의 경우도 정식 후원금만 받았던 것으로 알려 졌다. 한보특위 위원인 그는 청문회 과정에서 검찰의 소환조사 방침으로 꽤나 곤욕을 겪었다. 김수한 국회의장도 `톡톡히 국제적 망신을 당한 사 례이다. 김 의장은 비록 14대 총선 때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으나 당시 에는 원외위원장이었고,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이어서 관행적인 정 치자금의 성격이 강했다. 그는 현직 입법부의 수장이자 국제의회연맹 의 장으로서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의원회의를 주재하던중 검찰로부터 소환조사 방침을 들었다.

한편 야권은 임시국회가 열리면 법무장관의 사퇴와 검찰총장의 사과 등을 요구하는 등 잔뜩 벼르고 있고 여당 역시 ‘불감청 고소원’의 입장이다. 검찰로서는 정치권의 이런 복수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