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1997년05월10일 제 156호

홍콩 보내고 눈물 흘린다

(사진/홍콩 주둔 영국군 사령관이 홍콩에 도착한 중국인민해방군 경비대 장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홍콩 소식은 이제 국제뉴스?

오는 7월1일 중국령으로 돌아가는 홍콩 문제를 다루는 영국언론의 요즘 태도는 이 문제를 국내소식이 아닌 국제뉴스로 다루는 법을 익히고 있는 듯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4월21일 홍콩에 첫 상륙한 중국 군대에 대한 보도 다. 이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1진 40명은 일반인과 같은 입국 절차를 마치고 홍콩에 ‘진주’했다. 이는 반환 전 2백명, 반환 뒤 6천명에 이를 홍콩 주둔 중국군 선발대의 의미를 가진다. 28명의 총독이 거쳐간 아시아 의 진주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고 나면 영국으로서는 전세계 14개 속령 중 최대 다수의 신민을 잃게 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엘리자베스 여왕의 생일에 이루어진 이 사건을 보도하 는 영국 언론의 태도는 차분하다. 뉴스의 크기도 그리 크지 않고 제목들 도 담담히 중국군의 홍콩 입성을 알리는 정도다. 이는 영국인들이 홍콩을 넘겨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그리나 이런 차분함에는 홍콩을 ‘전진기지’로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한몫하는 듯하다. 영국은 홍콩에 나가 있는 영국 기업의 활동 보장과 영국 여권을 소지한 홍콩인들에 대한 배려 등 실속은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에서는 홍콩 반환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계층은 ‘보수당 ’이라는 말마저 나돌고 있다. 홍콩의 초대 행정청장 내정자인 둥치화가 얼마 전 시인했듯이 홍콩의 갑부들은 그간 보수당에 정치자금을 합법적으 로 제공해왔다. 보수당은 저지섬에 은행계좌를 만들어 홍콩자금을 특별관 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환과 함께 이 돈줄도 끊기게 되므로 보수당으로서는 아쉽게도 주요 후원인단을 잃게 되는 셈이다.

런던=권은정 통신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