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5월10일 제 156호

서로 돕는 민족, 다가오는 통일

“진정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사 랑의 마음이 전달될 때 통일의 밑거름도 마련될 것입니다.”

북한동포돕기 부천시흥시민운동본부 김명원(43) 집행위원장은 요즘 지역 내 각 단체와 사람들을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지난 4월15일 시작한 북한동포돕기 모금운동을 범시민적 차원의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때문에 그가 소장을 맡고 있는 부천노동문화센터 일도 잠시 제쳐놓고 이 일에 매달리고 있다.

운동본부에는 부천지역 종교계, 사회단체 등은 물론 재야에서부터 이른바 관변단체까지 망라돼 있다. 지난 92년부터 95년까지 민주주의민족통일 부 천연합 의장을 맡기도 한 그는 “북한동포돕기는 동포의 생명을 살리는 민족적 차원의 일이기에 범국민적 운동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본부쪽은 오는 5월 말까지 5만명의 한달분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1 억5천만원을 모으기로 하고 병원, 약국, 음식점, 사업장 등에 모금함 2백 여개를 설치하고 있다. 모금 열흘 만에 3천만원이 모아졌으며, 지역의 각 계 인사 80여명도 모두 4천5백만원의 기금을 내기로 약정했다.

김 위원장은 “시민들의 열기가 뜨거워 모금목표액을 무난히 채울 수 있 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실제로 한 민속문화단체에서는 사무실 임대 료로 모아 놓은 3백50만원을 내놓는 등 시민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한해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는 돈이 8조원입니다. 지금 북한동포 를 돕지 않으면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특히 지 금이 춘궁기여서 더더욱 머뭇거릴 수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시 대 최대의 민족운동이 있다면 바로 아사 위기에 처한 북한동포를 돕는 일 일 것”이라며 시민들의 참여를 거듭 호소했다. (문의: 032-668-5568)

지창은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