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997년05월10일 제 156호

외국업체들 실속 챙기며 자존심 대결

외국업체들은 한국 내의 고급대형차 시장을 겨냥해 곧 출시할 모델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대당 가격이 1억8천만여원인 BMW의 L7이 이번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만큼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업체의 관심이 높 다.

전시된 차 가운데 벤츠의 SLK, 포르쉐의 복스터, 포드의 링컨컨티넨탈, 아우디 A3 1.8 등이 모터쇼 직후부터 판매된다. 폴크스바겐의 뉴 파사트, 볼보의 C70 V40 등도 올 하반기에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GM의 캐딜락 카테라, 포드의 머큐리 미스티크, 푸조의 406 SV, 쿠페 및 왜건, 볼보의 S70 등도 곧 시판될 차종들이다.

외국업체들은 너무 장삿속만 챙긴다는 부정적 이미지도 고려해 최첨단 컨 셉카도 곁들여 출품했는데 포드의 시너지 2010, 시트로엥 자나에 등이 그 것이다.

시너지 2010
포드가 방위산업 및 항공우주산업, 경주용자동차의 설계기 술을 적용해 만든 컨셉카다. 보통 자동차보다 무게가 30% 가볍고 공기역 학성이 40% 향상돼 연비가 3배나 높다. 뒤쪽의 1,000㏄짜리 직접분사엔진 이 전기를 일으킨 뒤 각 바퀴의 모터를 돌려 움직이게 돼 있다.

자나에

프랑스 시트로엥이 선보이는 컨셉카로 실내공간을 중시했다. 차 지붕으로 이어지는 뒷기둥이 두껍고 튼튼한 대신 가운데 기둥이 없고, 차 문은 마주보고 열리는 혁신적인 설계를 채택했다. 미국 태생의 아트 블랙 슬리가 이끄는 시트로엥 디자인팀이 만들었다.

페라리 F355GTS

유명한 스포츠카 디자이너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이탈 리아 페라리사의 세계 최고급 스포츠카. 최저 지상고 110mm로 땅에 바싹 엎드린 듯한 모습이지만 8기통 3,500㏄ 엔진은 3백75마력, 최고 시속 2백 96㎞의 폭발적인 힘을 자랑한다. 차체와 분리되는 하드탑의 오픈카 형식 으로 국내 판매가는 2억원대.

벤츠 SLK

벤츠 최초의 소형 스포츠카로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단추 하나로 윗덮개가 몇초 만에 벗겨 진다. 2,300㏄, 1백93마력의 엔진을 달았으며 무게는 1,270㎏에 불과하다 . 모델에 따라 5천8백만~6천6백만원에 국내 시판가격이 정해졌다.

링컨컨티넨탈
포드가 지난 4월16일 하얏트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가진 링컨컨티넨탈은 8기통 4,600㏄, 2백60마력 엔진을 장착했다. 또 컴퓨터로 제어되는 에어서스펜션 및 천연 호두나무 실내장식, 최고급 천연가죽시트 로 고급세단의 리더로 불린다. 국내 판매가격은 4천6백만원(이하 부가세 포함)이다.

포르쉐 복스터

올 봄부터 양산되는 2인승 스포츠카로 알루미늄 덮개가 전동방식으로 12초 만에 개폐된다. 2,500㏄ 6기통 엔진이 차체 중간에 장 착돼 있어 앞뒤 두곳에 트렁크가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약 8천만원.

뉴 파사트

폴크스바겐이 내놓은 최신모델로 구형 파사트와 비교해 편의 성, 안전성, 디자인 등이 향상됐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판됐 으나 아시아지역에서는 이번에 처음 소개된다. 1,800㏄ 엔진을 얹었으며 몸체 전체를 아연도금했다.

푸조 406SV

지난해 10월 파리오토살롱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차로 영 국의 자동차 권위지 <오토카>가 `‘96년 최고의 차’로 선정하기도 했다. 1백35마력 2,000㏄ DOHC 엔진을 장착해 최고 시속 2백3㎞를 낼 수 있다. 옆 충돌에 대비한 사이드 프로텍터 빔을 설치했으며, 비의 양에 따라 와 이퍼 속도가 자동조절되는 레인센서 등의 편의장치를 갖추고 있다. 판매 가는 3천4백50만원으로 예정돼 있다.

BMW L7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는 BMW 7시리즈의 변형모델로 길이가 크게 늘어났다. 한정 생산되는 차로 1호차는 타이 왕실에 판매됐다.

볼보 C70

지난해 파리오토살롱을 통해 첫선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묵직 함과 경쾌함을 함께 갖춘 스타일이 돋보인다. 2.0, 2.3, 2.5 모델이 있다 . 국내에서도 모터스포츠가 인기를 더해가는 가운데 이번 서울모터쇼에는 트랙에서 경주를 펼치는 경주용차들이 여럿 출품돼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 했다. 국내업체로는 쌍용이 `‘솔로 르망’을 내놨으며 프랑스 푸조와 영 국 티렐, 맥라렌이 각각 F1경주차를 선보인다. F1은 스피드경기의 대표격 인 포뮬러그랑프리의 일종으로, 출전차는 차체가 낮고 길며 커다란 바퀴 에 조종석이 개방된 게 특징이다.

푸조의 F1경주차
아시아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이번 모터쇼에서 소개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몸체와 엔진을 따로 전시한다. 3,000㏄ V10 DOHC 엔진 을 얹었으며 7단 전진기어를 채용했다. 차체 무게가 600㎏에 불과하다. 티렐·포드 F1 경주차 티렐이 포드 및 굿이어사와 제휴해 생산한 F1경주 차. 티렐 경주용차는 30여년간 운전자세계선수권대회 3차례 우승, 최고제 조업자선수권대회 2차례 우승 등으로 경주용차 분야에서 확고한 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맥라렌의 F1
경주용 중앙에 운전석이 있고 양옆으로 좌석이 하나씩 더 있 어 3명이 탈 수 있게 만든 일반도로 주행 겸용 경주차다. BMW 모터스포츠 사가 설계·제작한 6,000㏄ V12엔진을 차체 중앙부분에 장착했다. 엔진의 힘이 폭발적이지만 무게는 1,018㎏에 불과해 최고 시속 3백56㎞의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봉현 기자/ `한겨레' 경제부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