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997년05월10일 제 156호

명차들의 향연 서울국제모터쇼

자동차 등록대수 1천만대 시대를 맞아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수송수단을 넘어 생활의 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간과 자동차의 관계가 밀접해질수록 좀더 편리하고 멋진 차를 개발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치 열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 4월24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 한국종합 전시장(KOEX)에서 열린 제2회 서울모터쇼는 자동차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 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
`‘꿈을 현실로, 미래를 오늘로’를 주제로 11개국 1백47개 업체가 참여해 신기술과 첨단 모델의 경쟁을 벌였다. 레저용 차량이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다목적용차가 흐름을 장악해 인기를 모았지만, 세단자동차 역시 호화로운 모습으로 품격을 한층 높였다.
지난 95년 1회 서울모터쇼보다 전시면적이 크게 줄 어 관람이 불편했던 점과 함께 외국업체의 출품차량 가운데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신규 출시 예정 차량이 없었던 점은 이번 모터쇼의 오점으로 남 았다. 모터쇼에서 주목받은 국내외 자동차들을 정리했다.

“컨셉카를 타면 미래가 보인다.”

컨셉카는 모터쇼의 꽃으로 불린다. 국내업체들은 앞으로 소비자의 취향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고려해 설계한 컨셉카를 이번 모터쇼에 여러 대씩 출품했다. 컨셉카는 생산업체가 앞으로 선보일 차의 개발전략과 의지, 방 향을 담고 있는 실험차다. 따라서 최종 생산차는 다소 모양이 변경될 수 는 있지만 기본 개념은 상당부분 유지된다.

각사가 비밀스럽게 감춰오다 이번에 공개한 국내업체의 컨셉카는 11대로 대우가 조이스터, 마티즈, 타쿠마 등 가장 많은 5개 모델을 내놓았다. 각 사의 컨셉카를 소개한다.

SLV (Super Luxury Vehicle)

현대자동차가 갖고 있는 모든 첨단기술을 적용한 VIP용 최고급 리무진 컨셉카다. 길이가 5.63m로 국내에서 가장 길고 몸체 는 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졌다. 운전사 옆 비서석은 180도 회전이 가능해 뒤에 앉은 VIP와 마주보고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업무용 탁자도 자동으로 이동된다. 뒷좌석은 단추를 눌러 기울기와 앞뒤 간격을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의 시야가 미치기 어려운 뒤쪽에 장애물이 있는지를 렌즈 를 통해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위성이 전하는 교통상황을 모니 터로 파악하는 자동항법시스템, 텔레비전, 비디오, 전화 및 팩스, 냉장고 , 온장고, 공기청정기 등 각종 첨단 편의장치를 갖추고 있다.

타쿠마

타쿠마는 즐거운 생활이란 뜻으로 출퇴근 승객수송 화물수송 등에 다양하게 이용되는 다목적차(MPV)의 컨셉모델이다. 대우자동차는 이 차를 99년에 판매할 예정이다. 좌석은 전기로 작동하며 뒷자리는 베이비시트로 즉시 변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 보조석에는 무선전화기 및 소형컴 퓨터를 보관할 수 있는 서랍을 마련했다.

조이스터
실용성과 멋진 스타일을 동시에 적용한 대우의 스포츠카다. 스 포츠카에 걸맞게 높이를 낮춰 안정성을 높였으며 강인하면서도 단순하게 디자인했다. 또 각종 계기판과 스위치를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해 실내공 간의 기능성과 편의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KMS-III

기아자동차가 개발한 정통스포츠 쿠페의 컨셉모델이다. 앞뒤로 2명씩 탈 수 있다. 현대차의 ‘티뷰론’이 잘 팔리고 있어 기아자동차도 시판용 스 포츠차를 내놓을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겉모양은 고전적인 분위기와 현대 적인 옆선의 조화를 시도했다. 앞범퍼에서 시작된 선은 뫼비우스띠 형상 으로 이어져 유기적이고 기하학적인 느낌으로 처리했다. 세피아 언더보디 를 기본으로 해 1,800㏄ DOHC엔진을 달았으며 앞좌석 에어백, 17인치 초 광폭타이어, 알루미늄휠을 장착했다.

KMS-IV

출·퇴근 및 레저생활에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기아의 6∼7인승 다목적 차량 컨셉모델이다. 앞좌석 천정을 유리로 처리하고 뒷좌석 천정에도 4군 데의 선루프를 만들어 시원한 느낌을 강조했다. 자동항법시스템과 운전자 졸음방지장치, 장애물 감지장치 등 첨단사양과 컴퓨터, 전화·팩시밀리 등 사무기기도 갖추고 있다.

W-Coupe

쌍용자동차가 9월에 시판하는 대형승용차 ‘체어맨’의 섀시와 부품 등을 사전에 시험적으로 적용해 자체기술 개발한 4인승 스포츠 쿠페다. 에어로다이내믹한 디자인을 채택해 국내 승용차 가운데 가장 적은 공기저 항계수(0.25)를 갖고 있다. 2,300㏄ DOHC 터보 인터쿨러 엔진을 달아 최 고 출력 2백20마력, 최고 시속 2백70㎞를 낼 수 있다.

제노비아

복고풍 외관을 과감히 채용한 아시아자동차의 소형승용차 컨셉 모델. 1,300㏄급을 초과하는 충분한 엔진출력을 갖췄으며 만족스런 승차 감을 위해 최첨단 4륜독립 현가장치를 채택했다. 고전미가 넘치는 복고풍 의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우드그레인을 적용한 우아한 실내인테리어 등이 돋보인다.

이봉현 기자/ 한겨레 경제부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