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1997년05월10일 제 156호

대구의 한의사 신홍식씨

그는 몸을 다스리는 사람이다.

세상살이도 역사라는 몸을 만들어가는 가지치기의 연속이라 믿는다. 정치 는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뿌리의 하나다. 그는 그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더구나 갈수록 치유능력을 잃어갈 뿐 아니라, 심지어는 역사라는 몸뚱아리를 놓고 ‘도박’을 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근본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가지만 요란하기 때문이다. “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면 마음에서 비롯되는 질병은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환부만 도려낸다고 몸이 완치되지 않듯이 근본을 치유하려는 노력이 절실 한 때입니다. `한겨레21'은 근본을 살펴야 합니다. 물론 병든 가지는 잘 라내야 마땅하죠.”

대구시 북구 태전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신홍식(38)씨. 그는 내내 한방의 대중화를 위한 방안에 골몰했다. 머리만 조금 아파도 진통제 를 찾고, 뱃속이 차오르면 무조건 소화제를 가까이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 단다. “병의 원인은 살피지 않고 증상만 집착하다보니 병이 만성화되고 치유력이 떨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홍보위원장으로 있는 대 구시 한의사회(053-253-2024)를 통해 무료 한방 건강강좌를 마련했다. 아 무리 좋은 강좌라도 참여하는 사람이 없으면 소용없기에 요즘은 많은 사 람들이 참여하도록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의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부를 이용해 1천7백 여단체에 공문을 보내 한방강좌를 알렸다. 내과, 부인과, 신경정신과, 침 구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한의사들이 강사로 참여해 30~50명 정도가 모인 곳이면 대구시 일원 어디든 달려간다. 단체에 속하지 않은 개인의 참여가 여의치 않았는데 `한겨레21' 대구지사(053-956-0540) 덕분에 어렵 지 않게 해결했다. 개인이 대구지사에 연락을 하면 일정 인원을 모아 따 로 강좌를 여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강좌신청이 몰려들고 있어요. 개업 한의사들이라 시간적 제약이 따르지만 신청만 하 면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력을 기르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자연의 섭리에 따라 세상이 돌아갈 때 건강한 내일이 열린다고 확신하는 그다. `한겨레21'에 거는 기대 역시 그런 흐름이다. “쉽게 끓지 않았으 면 합니다.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단의 과정을 거치고, 정말 필요할 때 폭발적인 힘을 쏟길 바랍니다.” 그는 멀지 않아 이루어 질 대구지역 `한겨레21' 독자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에 벅차 있다. “건 강을 지키는 데 누구도 예외일 수 없어요. 많이 참여해서 한방을 이해하 고 가정의 주치의가 되기 바랍니다.”

김수병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