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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5월01일 제 155호 한겨레21

검찰권 독립 총대 총장이 메야

(사진/한보수사와 관련 국회에서 선 김기수 검찰총장. 검찰의 제자리 잡기는 결국 검찰총장이 바람막이가 돼주느냐 아니면 정권의 견마잡이가 되느냐에 달려있다.)

대통령과 검찰총장의 함수관계는?

6공 때 검찰총장을 지낸 ㄱ씨는 “검찰총장은 정권 그 자체다”라고 말했 다. “대통령의 수족”이라는 표현도 썼다. 대통령의 뜻을 가장 가까이에 서 수행하고 보좌하는 직책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과 검찰총장의 관계가 그러한데 검찰중립이 가능하겠느냐”고 단언했다.

현정부 초기에 검찰총장을 지냈던 ㄴ씨는 새로운 권력자로 떠오른 민주계 실세들과 부지런히 줄을 대야 했다. 직전 티케이(TK) 정권에서 넘어온 그 가 임기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김영삼 대통령과 그 주변의 기류를 우선 꿰 뚫어야 했던 것이다. ㄴ씨는 최형우·김덕룡씨를 은밀히 만나 원조를 청 했으며, 김 대통령 친인척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식사 자리를 주 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ㄴ씨는 그노력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의 신 임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정부 출범과 함께 몇달 만에 자리에서 물 러나야 했다.

한보 수사의 총사령탑인 김기수 검찰총장의 언행은 ‘총장은 정권 자체’ 라는 지적을 상기시킨다. 김 총장의 목소리는 수사팀보다는 오히려 청와 대와 호흡을 더 잘 맞추는 듯했다.

그는 한보 1차 수사때 “정치인이 5천만원 받은 게 무슨 뉴스거리가 되겠 느냐”고 `‘정태수 리스트’의 의미를 아예 묵살했다. 당시 일선 검사들 은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관련 정치인을 불러 조사해봐야 알 것 아니 냐”며 불쾌해 했다.

김 총장은 은행장과 경제수석 처리문제에서도 “뇌물을 받지 않았다면 처 벌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 총장의 이 입장은 `‘청와 대 메모지 파동’을 통해 드러나 청와대의 뜻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었 다.

정치인 수사에서도 김 총장과 청와대는 “전원 공개소환조사가 어렵다” 는 최초의 입장에서 “소환하기는 하나 형사처벌 대상은 없을 것”이라는 수사 중반의 입장까지 똑 같았다.

서울지검의 한 중견검사는 “일선검사들은 정치인을 조사할 때 그가 아무 리 여권 실세라 하더라도 피의자 혹은 참고인으로 대하지만, 부장검사 이 상만 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며 “검찰의 제자리 잡기는 결국 검찰 총장이 수사검사들의 바람막이가 돼주느냐 아니면 권력 핵심부의 뜻을 수 사검사들에게 전달하는 구실을 되풀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현대 기자/ 한겨레 사회1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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