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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5월01일 제 155호 한겨레21

꽃내음이 병을 치료한다

꽃의 향기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다스린다. 최근에는 꽃 등 식물에서 추 출한 방향성분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향기요법’ 이 자연의학의 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꽃과 풀, 나무 등에서 추출한 정유는 그 종류만도 수백종 에 이르고 효능도 인체의 거의 모든 증상과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창립된 한의자연요법학회 소속 한의사들을 중심으 로 향기요법을 이용하는 곳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현재 인체에 사용이 가능한 향기치료 정유는 약 70여종이다. 이 가운데 장미, 자스민, 라벤더, 오렌지꽃, 로즈마리, 제라늄, 말라야교목 정유는 꽃에서 추출한 것이다. 조그마한 유리용기에 담긴 이 정유들은 전량 영국 에서 수입한다.

정유는 냄새나 증기를 직접 들이마시거나 목욕, 마사지 등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된다. 최근에는 침이나 한약을 싫어하는 환자들에게 혈자리에 사용하는 등 한의학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코로 흡수된 향기입자들은 뇌에 자극을 전달해 진정, 긴장완화, 자극, 행복감 등의 효과를 지닌 신 경화학물질을 생성한다. 이 신경화학물질은 뇌하수체에 영향을 주어 호르 몬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몸의 균형을 맞춰 건강을 유지하게 한다는 게 자연요법학회쪽의 설명이다.

향기치료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라벤더향은, 나무향이 가미된 가 볍고 깨끗한 향기를 낸다. 이 향은 강심, 담즙분비 촉진, 발한, 분만촉진 , 살균·소독 작용을 하며, 조울증이나 불면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깊고 달콤하며 강렬한 향기를 내는 장미유의 경우 간과 비장, 자궁 등을 강하게 하며 우울감을 완화하고 신경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자 스민향은 자궁수축을 강화시켜 분만을 촉진하고, 산후의 우울증에도 효과 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연요법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손숙영 장생한의원 원장은 “공격적인 치 료에 대한 부작용과 화학성분에 대한 중독 등으로 자연에 의한 치료를 선 호하는 경향이 늘면서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향기요법이 이미 자리잡고 있 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이런 자연요법이 확산돼 나갈 것”이 라고 말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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