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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5월01일 제 155호 한겨레21

이스라엘, 예배시간 거리 패쇄 논란

“안식일을 지키자.” “비신도의 자유도 존중해야 한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예루살렘 시내 한 거리의 통행제한 문제로 큰 논란 을 빚고 있다. 지난 4월13일 오후. 예루살렘 바르 일란 거리는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까만 양복에 중절모, 그리고 양쪽 귀옆 머리카락을 돌 돌 말아 댕기처럼 땋아 내린 종교인들(극보수 정통파 유대교인들) 수백명 이 경찰에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바로 이날 발표된 대법원 판결 탓이다.

이츠하크 레비 교통부 장관이 유대교 사원들이 밀집해 있는 대표적 종교 거리인 이 ‘바르 일란’을 매주 안식일 예배와 기도시간에 폐쇄키로 한 것은 지난해 8월. 그러자 곧 그 거리에 거주하는 비종교인들과 이 결정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이 대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뒤 이 거리는 안식일마다 ‘안식일 준수’를 외치는 종교인들과 도로 개방을 유지하려 는 비종교인들 차량시위대가 격돌하는 장소가 돼왔다.

이스라엘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이 도로 폐쇄 결정이 조리(條理)에 크게 어긋난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 거리에 살고 있는 종교인들의 율법 준수와 신앙생활도 중요하지만, 그들 가운데 함께 살고 있는 10% 가량의 비종교 인들의 통행 자유 역시 중요하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교통부 장관이 비종교인에 대한 보완조처가 있으면 안식일 예배와 기도시간의 도로 폐쇄 는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예루살렘 시민들의 여론은 양극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법원의 판 결이 다양한 이해와 의견을 수렴한 균형있는 판결이었음을 보여준다. <에 디옷 아하른노트> 신문은 지난 4월4일 안식일 전일 폐쇄 34.9%, 예배와 기도 시간만 폐쇄 25.3%, 그리고 안식일 전일 개방 찬성 39.8%의 여론조 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판결은 따라서 ‘솔로몬의 후예’다운 판결이 라 부를 만한 중도적 판결이다.

그러나 양쪽 과격파들의 시위와 격돌은 이날도 재연됐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미 경찰은 재판에 참여한 대법관에 대한 특별경호에 들어갔다. 안식의 거리는 앞으로도 안식일만 되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예루살렘=최영철 통신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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