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5월01일 제 155호 한겨레21

강단에 선 로커의 바른 목소리

로커, 강단에 서다.

록그룹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30)씨가 서울대 총학생회가 주최한 ‘관악 생활문화학교 `록음악교실’의 강사로 나섰다. 문화를 통해 꽉 짜인 삶의 다른 모습들을 살펴보고자 기획된 이 강의는 한국 최초로 헤비메탈이라는 자유롭고 강한 소리를 냈던 그를 강사 1순위로 불러들였다.

지난 4월14일 오후 서울대 28동 대형강의실에서 50여명의 학생들이 진지 한 자세로 지켜보는 가운데 이 로커 강사는 약간 쑥스러운 모습에 떨리는 목소리로 강사 데뷔식을 치렀다. 첫강의 주제는 ‘우리는 왜 록을 하는가 .’ 그는 “록은 기존의 잘못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저항, 평등, 자유의 목소리, 진정한 인간의 목소리를 내려는 음악적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 이라고 강조했다.

“80년대 초반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록으로 음반을 낼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만큼 진보적 음악과 발언에 대한 제재와 무관심이 심했 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왔다. 이젠 록이 시끄럽다거나 애들 음악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진지하게 귀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강의는 군사정부의 ` ‘가요규제조치’로 밤무대 연주마저 규제당한 채 모든 음악을 잃어야 했 던 부친 신중현씨 이야기,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방송금지를 당했던 얘기 , 춤을 추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음악들을 날림 생산해내는 우리 대중음악 의 현실까지 그가 체험한 생생한 이야기로 채워져 학생들의 귀를 붙들어 맸다.

신씨의 바람은 “바른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록이 80년대 민중가요를 대 체하는, 또는 뒤를 잇는 진보적 문화로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는 4월22, 28일과 5월6일 학생들과 함께 즉흥 기타연주를 벌이며 강의 를 계속한다.

박민희 기자/ 한겨레 문화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01일


커버스토리 포커스 문화시대 특집 지난호 전체보기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