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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5월01일 제 155호 한겨레21

알뜰경제-여유돈 어디에 맡길 건가

불황의 어두운 터널이 아무래도 길어질 것 같다. 이런 때일수록 지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동자산(금융자산)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 지는 않은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은 대부분 증 권과 보험, 그리고 은행예금으로 구성돼 있다. 물론 사채로 빌려주거나 계를 드는 경우도 있지만, 위험도가 커서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 새 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저축성 보험은 재운용하는 게 낫다

먼저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개인 의 94~96년도 주식투자 현황을 눈여겨보자.

증시침체가 계속된 최근 2년 동안 금융기관들은 신규 주식투자규모를 94 년 11조4천20억원에서 96년 1조2천1백90억원으로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그러나 개인들은 주식투자규모를 94년 3천60억원에서 95년 5조2 천3백40억원으로 무려 16배나 늘린 데 이어, 지난해에도 6조2천4백40억원 으로 또다시 늘렸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증시침체로 가장 큰 피해를 보 았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증권을 선호하지만, 혹 시 자신의 재산 정도에 걸맞지 않게 증권에 큰손을 대고 있지나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보험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보험료는 통상 자기급여의 6~7% 수준에서 지출하는 게 적당하 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대우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한국인의 경제활동>에 따르면, 우리나라 30대 가구주의 금융재산 구성 가운데 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은 1 9.8%(95년 기준), 전체 소득의 10%를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넣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개인들이 가입하는 보험의 성격에도 신중하지 못한 구석이 많다. 우 리나라 생명보험회사의 수입보험료 중 54.8%는 저축성보험이라고 한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보험의 진정한 목적인 만큼, 보장을 제외한 저축 부문은 금리가 높은 쪽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

예컨대 교육보험은 부모 유고시에 교육자금에 대한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단순히 자녀의 학자금 마련이 목표라면, 보험보다 수익률이 높 은 다른 적금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은행의 경우는 상품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매우 크므로 상품선택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흔히 자투리 목돈을 금리가 싼 은행상품에 그냥 넣어두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소액예금에 대해 단기에도 고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다.

동화은행은 최근 1개월에서 6개월까지 월단위로 예치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물론 금리는 시장실세금리를 반영한다. 시장실세금리란 CD유통 수익률과 회사채 수익률을 연계하여 날마다 고시하는데 11~13%대로 보면 된다. 최저가입금액이 5백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이 흠이다.


고금리 단기수익상품에 투자

가진 돈이 5백만원 이하면 보람은행을 이용하면 된다. 보람은행은 최저 1 백만원 이상 가입할 수 있는 십장생정기예금을 5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 매하고 있다. 가입기간은 1개월 이상 3년 이내로 금리는 예치기간에 따라 10.5~12.4%다. 매일 금리가 복리로 계산되므로 이자는 언제라도 찾을 수 있다. 예치한 돈을 3차례까지 나누어 찾을 수 있으며 돈을 나누어 찾는 경우 예치금이 1백만원 이하가 돼도 괜찮다.

외환은행도 지난 4월1일부터 최저 1백만원 이상, 가입기간 3개월, 6개월, 1년짜리 시중실세고시금리 확정상품을 팔고 있다. 국가유공자 및 장애인 이라면 5백만원 이상의 돈을 예치할 때 국가유공자에게 0.2%의 특별금리 와 만 65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0.1%의 특별금리를 지급하는 대동은행이 유리하다.

만기가 긴 상품이지만 돈을 예치해뒀다가 필요할 때 대출받을 수 있는 상 품도 있다. 예컨대 하나은행은 예치금 1백만원 이상으로, 만기 2년 또는 3년짜리 정기예금을 팔고 있는데 예금액의 90% 이내에서 대출해준다. 이 율은 2년짜리가 26.1%(연 12.3%), 3년짜리가 40.92%(연 12.11%)이고, 대 출이율은 예금금리보다 1.5% 높다.

정남구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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