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997년05월01일 제 155호 한겨레21

프로야구 엘지트윈스 장내아나운서 장미애씨 인터뷰

 장미애(23)씨는 프로야구 엘지트윈스구단의 장내아나운서 겸 전광판 기 록자다. 잠실야구장의 포수석 바로 뒤 철망이 쳐진 2평 남짓한 공간이 장 씨가 일하는 곳이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가장 세밀히 볼 수 있는 이곳에 서 선수교체, 홈런 등 게임진행 상황을 시시각각 관중들에게 알려준다. -장내 아나운서가 된 계기는.

=처음에는 텔레비전에서 야구중계를 할 때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만큼 야구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93년 엘지화학에 입사했는데 부서 동료·선배들이 모두 야구광이었다. 자연스럽게 어울리 면서 야구에 흥미를 갖게 됐다. 94년 인사 때 아예 야구단으로 자원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는지 아나운서로 발탁됐다.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웃으면서)경기 도중 자리를 비우면 안 되기 때문에 화장실에 갈 수가 없다. 3~4시간 동안 정신을 집중하고 나면 상당히 피곤하다. 특히 경기가 연속으로 치러지는 날은 탈진한다. 야간경기에 연장전까지 하는 날이면 자정을 넘겨 집에 들어가기 일쑤다. 시즌 중에는 몸무게가 3~4kg 정도 빠 진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있나.

=힘들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만족한다. 개인적으로도 선수 들을 너무 좋아한다. 뒤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뒷바라지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

-방송하면서 실수한 적은 없었나.

=5~6차례 정도 된다. 특히 지난해 5월, 경기 시작 전에 방송스위치가 켜 진 줄 모르고 “저 코치는 왜 저렇게 엉덩이가 크지?”라며 동료와 잡담 하다가 방송이 나가는 바람에 선배직원한테 혼쭐이 난 적이 있다. 다행히 그 코치는 쳐다보고 씩 웃기만 했다. 미안한 마음에 며칠 동안 그 코치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성격이 차분하고 꼼꼼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하는데…. 경기중에 마이크만 잡으면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실 수를 많이 한다. 지난해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큰 것을 쳐서 홈런인줄 알 고 좋아라하며 미리 홈런버튼을 눌렀다. 전광판에는 홈런이란 글씨가 번 쩍거렸는데, 공이 떨어진 곳은 파울지역이었다. 얼굴이 화끈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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