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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독자 |
1997년05월01일 제 1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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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의 창간 독자인 이소영(24)씨. 그는 얼마전에 공짜 독자의 즐 거움을 빼앗겼다. 올 2월 학교를 졸업하면서 어깨 너머로 `한겨레21'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1학년 때 선배들의 협박성 권유로 시작한 학생회 활동. 학생회 사무실로 배달되는 `한겨레21'은 항 상 그의 차지였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한 지금 그것도 정든 고향인 부산 을 떠나 타향인 서울에서 생활하는 그가 `한겨레21'을 공짜로 만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 지금 배우고 있는 편집공부에도 `한겨레21'은 필독서이기에 망설임없이 거금을 투자했다. 지금은 매주 자기 이름 석자 가 적혀 자취집으로 배달되는 `한겨레21'을 만난다.
4년간의 대학생활 동안 학생회를 떠나 본 적이 없던 그는 졸업과 함께 서 울로 올라왔다. 취업이 된 것은 아니었다. 학생회에서 주로 선전일을 맡 아오면서 항상 밤을 지새게 했던 유인물을 만들고 포스터를 만들고 하던 일…. 4년 동안 골머리를 아프게 했던 일이지만 ‘책 만드는 일’은 묘한 매력으로 그를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기왕이면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다행히 부모님도 과년한 딸의 타향살이를 걱정보다는 기대로 받아들여주 셨다. 학원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두달여,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적어도 책을 보는 일에서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전에는 못보던 것들까지도 보게 됐어요. 지면의 레이아웃이나 사용된 사진들…�심지어는 기사체까지도 분석해보죠. 특히 파격이 있는 <한겨레2 1>은 훌륭한 교과서인 셈이지요.”
정소영씨가 타향살이까지 감내하면서 편집공부에 몰두하는 것은 대학시절 가졌던 뜨거운 가슴을 사회생활 속에서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복잡하 게 돌아가는 최근의 정세 속에서 진짜 지켜야 할 것들이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는 그는 `한겨레21'만이라도 제자리를 지켜달라는 바람을 전한다.
“여러 독자층을 만족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창간 초기의 예리한 관점이 무뎌진다는 느낌을 독자들이 갖지 않 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한겨레'에 입사하려면 어떤 공부를 어 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그의 목소리가 유난히 힘있다.
윤승일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