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997년04월27일 제 154호

소산의 또다른 물주(?) 이성호

검찰이 김현철씨의 비리의혹을 캘 수 있는 연결고리로 찾고 있는 전 대호 건설 사장 이성호(35)씨는 김씨와 가장 가까운 재계쪽 인사 중 한명이다. 이씨는 김현철씨뿐 아니라 박태중씨와도 `‘형, 동생’ 하며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씨의 대호건설 사옥 지하에 있는 대호헬스클럽 사우나는 이씨와 김현철씨, 박태중씨 등이 자주 어울리는 장소였다.

이씨는 이건 대호건설 회장의 아들로 전형적인 세습 2세 경영자이며 주영 복 전 국방장관이 장인이기도 하다.

이씨는 80년대 중반 미국 유학시절에 김현철씨를 만나 친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김씨에게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것이 다.

김영삼 정부출범 이후 이씨가 영동고속도로 소사휴게소 운영권과 서울 서 초종합유선방송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김현철씨의 도움이 컷다는 것 은 관련 업계에 파다한 소문이다. 게다가 건설업계 중하위권에 머물던 대 호건설은 94년 도급순위 85위로 급부상했다.

이씨는 95년 전직 대통령 비자금사건 때 아버지 이건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고 장인 주영복씨마저 기소됐을 때 김현철씨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외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씨 가 문제의 업체들을 모두 정리할 것을 요구했을 때는 김씨를 꽤나 원망했 다고 측근은 전했다. 결국 그는 언젠가 이들 업체가 뇌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호건설을 수산중공업에 넘겼다고 한다.

한양대 경영학과 출신인 이씨는 사업수완이 대단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이씨는 놀기를 좋아해 공부하고는 거리가 멀었다”며 “그러나 사업 방 면에는 머리가 잘 돌아가고 로비력도 대단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