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997년04월27일 제 154호

버려진 장애아 대부분 해외입양

(사진/홀트아동복지회에 수용중인 장애아. 버려진 장애아 대부분은 해외로 입양된다.)

한국 사회가 장애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보여주는 지표가 하나 있다 . 선천성 장애아의 해외입양 대 국내입양 비율이 그것이다. 지난해 전체 입양자수는 3천3백9명, 이 가운데 국내입양이 1천2백29명, 국외입양이 2 천80명이다. ‘아이 수출 1위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선 결과 이 정도나마 국내입양의 비율이 높아졌다.

이들 입양아 가운데 장애아동의 숫자는 9백52명으로 전체 입양아의 28.8% 다. 해외로 나간 입양아 가운데 장애아는 절반에 가까운 9백35명(45%)이 나 된다. 이에 비해 국내입양아 가운데 장애아는 17명(1.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장애입양아의 98.2%를 다른 나라의 부모들이 대신 기르고 있는 것이다.

해외입양을 맡고 있는 아동복지회의 한 간부는 이런 현상을 이렇게 설명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언청이, 심장병, 팔다리 기형 등 어떤 기형이 라도 발견되면 거의 해외입양을 원한다. 그러면서 흔히 ‘미국에 가면 장 애인들에 대한 편견도 없고 시설도 잘 되어 있으니 아이 처지에서도 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변명일 뿐 장애아동을 자신 이 떠맡지 않으려는 생각이 대부분 실질적인 이유다. 그나마 입양아를 원 하는 사람도 혈액형, 출생배경, 인물 생김새 등 모든 점을 꼼꼼히 따져서 계산하느라고 난리다. 해외입양이 근본적으로 없어지려면 장애아에 대한 이런 이중적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 우리 단체는 규모면에서 국내 두번째 이지만 지난 5년 동안 장애아의 국내입양이 단 한번도 없었다.”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김창석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