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4월27일 제 154호

“대학생 신사유람단 모집합니다”

세계일류여행사 김장엽(30) 교육문화기획실 팀장은 요즘 새로운 개념의 해외 교육기행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김씨가 추진중인 교육기행은 대학생들이 세계 각 분야의 모범사례를 현장 에서 직접 보고 배워 21세기에 대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있다. 정치·사회, 과학·기술, 환경·생태, 산업·경제, 문화·역사 등 의 다양한 주제를 설정해 미국 유럽 일본 등 관련성이 높은 나라를 10여 일간의 일정으로 탐방하는 것이다.

김씨가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대학생 들의 언어연수, 배낭여행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뚜렷한 목적의식과 사전 준비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육기행에 참 여하면 전문강사를 초빙해 방문지역에 대한 사전지식을 쌓는 한편 기행의 방향과 공부 목표를 구체화한다.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미국편의 경우 뉴저지의 AT&T 벨연구소나 스미소니언박물관, 휴스턴의 우주센터, 실리콘 밸리 등을 방문하고 해당 전문가와 좌담 등을 갖는다. 또 기행이 끝난 뒤 에는 그룹별로 자료집을 만들도록 했다.

“사전 연습격으로 지난해 7, 8월 2차례에 걸쳐 실시한 백두산 고구려문 화유적지 탐방에 16개대 2백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많음을 실감하 고 교육기행을 본격 추진했다”는 그는 “일부 총학생회가 교육기행을 선 거공약으로 내거는 등 대학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성균관대생 2백여명이 오는 5월부터 유럽과 미국, 백두산 지역 등으 로 떠나기로 했으며, 중앙대 안성캠퍼스 원예육종학과 학생들이 5월 네덜 란드의 화훼축제를 탐방하기로 했다.

대학 재학시절 각 대학 총학생회에 대한 교육 및 조직사업을 벌인 경험을 갖고 있는 김씨는 “대학마다 국제화·정보화시대를 맞아 경쟁력높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질적으로 이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교육 기행은 ‘실사구시’적인 새로운 학풍을 진작해 교육개혁의 촉매제 구실 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지창은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