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1997년04월27일 제 154호

이주하 한국이슬람중앙회 사무차장

현재 한국의 3D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대다수는 아시아지 역에서 온 무슬림들이다. 이태원에 위치한 한국이슬람 사원에는 지난 2월 라마단 단식을 끝내고 모여든 무슬림들이 3만을 헤아려 관계자들을 놀라 게 했다. 한국과 이슬람 세계의 접점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이슬람중앙회 이주하 사무차장을 만났다.

-중동지역의 무슬림들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무슬림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 이가 있는가.

=전혀 차이가 없다. 모두 순니파로 약간의 학술적인 차이만 있을 뿐이다. 순니나 시아파와 같은 현격한 차이는 없다. 다만 이들이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두 집단 사이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 는 것같다. 중동지역의 무슬림들은 석유가 주요한 경제원천으로 떠오르 전까지 사막 경제를 영위했고 지금도 여전히 치열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동아시아에 이슬람교가 전파되게 된 주요 한 경로가 상인들을 통해서인만큼 경제적 활동과 무관할 수 없다. 또 이 지역 무슬림들은 서구제국들에 의한 식민지 경험 때문에 자본주의 시장경 제에 능숙한 편이다. ‘바나나만 먹고 살 수는 없다. 우리는 뛰어야만 먹 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요즘 그들의 생각이다.

-이슬람 교리와 현대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이에 갈등은 없나.

=전혀 없다. 단 금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고리대금업은 용납되지 않는다. 증권이나 금융은 투자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와 같은 동남아국가들은 경제발전 우선을 내세 우면서 상당히 독재적인 측면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 이며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가 국교이다. 이들 국가들은 정치보다 교리가 우선한다. 말레이시아를 예로 들면 마하티르 총리 이후 강력한 총리 후보 로 거론되고 있는 아누와르 이브라힘 부총리는 대학생층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는 종교지도자이기도 하다. 이들을 단순히 서구 민주주의 양식으로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최근 한국 이슬람교가 무슬림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해 교세가 많이 확장 된 느낌이다.

=경제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국가의 무슬림들이 대거 들어오고 있다. 영종 도 신공항 건설에만 8백여명의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들어오게 된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단순 노동자들보다 고급 기술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연수 입국이 많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국내 대 학에 입학해 3, 4학년에 취업이 결정돼 졸업과 동시에 본국에서 중요한 위치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