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1997년04월10일 제 152호

봄으로 떠나는 열차여행

(사진/추억의 증기기관차로 달리는 관광열차. 4월5일부터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마다 서울역과 의정부역을 오갈 계획이다.)

따분하고 지루한 일상을 탈출해 봄내음 가득한 산과 들로 나가보자. 번잡 한 교통에 지레 질려 봄길을 떠나기가 망설여진다면, 철도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철도청에서는 봄을 맞아 4월부터 증기기관 관광열차 , 등산열차, 산나물 관광열차 등을 운행한다.

멀리가기는 선뜻 내키지 않고, 가족끼리 가벼운 하루 나들이를 원한다면 서울 교외를 왕복하는 증기기관차가 제격이다. 새롭게 봄단장을 한 증기 기관차는 4월5일부터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 서울~의정부로 상춘객을 실어 나른다. 가끔씩 질러대는 기적소리에 겨울찌꺼기를 날려 보내노라면, 차 창 너머로 봄기운에 젖은 흙냄새와 풀냄새가 솔솔 스며든다. 기차의 덜컥 거림에 몸을 맡기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기분좋은 깜박잠에도 빠져들 수 있다.

추억의 증기기관차도 운행

증기기관차는 오전 10시15분 서울역을 출발해 일영, 장흥, 송추 등 8개 역을 거쳐 오전 11시50분께 의정부에 닿는다. 역마다 특색있는 풍경이 눈 길을 끈다. 일영역에서 내려 남쪽으로 5백m만 내려가면 넓은 소나무 숲과 잔디밭이 펼쳐진다. 근처에 자리한 신흥유원지에서는 북한산의 인수대와 백운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장흥에서 내리면 야외조각관인 토탈미 술관이 반갑게 맞아주고,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에뫼골까지 3km는 산책길 로 그만이다.

돌아오는 열차는 의정부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한다. 요금은 어른 편도기준 으로 3천5백원(어린이 1천8백원)이다. 지정석이 아닌 자유석 형태로 운영 돼 다소 불편한 점이 흠이다. 주중에 소풍·수학여행으로 이용할 경우 전 세열차 운행도 가능하다.

겨우내 굳었던 몸도 풀고 꽃길을 따라 봄기운에 취해 보고싶다면 등산열 차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말마다 연중 운행되는 등산열차는 4 월 중에 월악산, 화왕산, 선운산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표 참조).

월악산과 화왕산은 봄이 되면 능선을 따라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온 산에 불이 붙는다. 호남의 내금강이라고 불리는 선운산은 낙조대와 마애 불상 외에도 선운사의 고혹적인 동백꽃으로 유명하다. 왕복승차권만을 구 입해 자유롭게 등산을 할 수도 있고, 연계교통편 및 전문가이드의 안내까 지 받을 수 있는 패키지 상품도 있다.

따뜻한 햇살 속에 고향의 정취를 맛보며 산나물을 직접 뜯을 수 있는 주 부들 대상의 산나물 관광열차도 운행된다. 돌아오는 길에 소쿠리 가득 담 아온 산나물로 맛깔진 상을 차릴 수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된 봄나물 과 달리 나물 특유의 향과 쌉쌀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단양 소백산 자 락에서 자유롭게 산나물을 채취하고 오후에는 천태종의 본산으로 유명한 구인사도 들러본다.

산나물 열차 단양까지 운행

산나물 관광열차는 5월1일과 7일, 2차례에 걸쳐 운행되며 아침 8시20분 청량리역을 출발해 단양역에 11시21분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길은 오후 6 시49분에 단양을 출발하며 1인당 요금은 2만5천원이다.

해마다 진도와 무창포의 바닷길이 열리는 시기에 운행되는 관광열차도 각 각 4월7일과 9일에 한차례씩 있다. 진도 바닷길 관광열차는 7일 밤 11시5 5분 서울 수색역을 출발해 학교역에 오전 5시20분에 도착하며, 8일 밤 11 시30분 목포역을 출발해 다음날 새벽 5시5분에 서울에 도착하는 무박2일 관광이다. 운행요금은 4만9천5백원이다. 무창포 바닷길 관광열차는 9일 오전 7시10분 서울역을 출발해 대천역에 9시53분에 도착했다가 오후 6시 에 대천역을 출발하는 당일관광으로 요금은 2만2천원이다.

이용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