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997년04월10일 제 152호

공무원도 경영실적 평가 받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성공적으로 정부혁신을 추진해 온 나라로는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이 꼽힌다. 이들 이 80년대 중반부터 강도 높게 정부개혁을 추진해 온데는 경제여건의 악 화, 민간부문의 경영혁신에 따른 영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선진국 정 부개혁의 핵심전략은 결과 중심의 관리체제 구축과 민간부문에 비해 낮은 생산성의 제고, 고객주의에 입각한 대국민 서비스 개선이 초점이다.

선진국들은 정부부문의 효율성 제고와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개혁의 일환으로 과감한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정부조직 개편의 기본방향은 정책입안과 집행기능을 분리하는 사업부서화, 정부부문에 경쟁원리를 도 입하는 상업화, 정부부처의 통폐합을 통한 횡적 개편으로 요약할 수 있다 .

정부부서를 자율적인 사업부서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는 영국의 `‘넥스트 프로그램’이 꼽힌다. 영국의 사업부서는 독립적인 회계를 가지고 사장은 인사 및 재정운영상의 재량권과 함께 행정서비스 제공목표 달성에 대한 책임을 진다. 사업소장은 대부분 한정된 임기의 계약직이다. 공개경쟁을 통해 민간전문가도 적극 영입한다. 지난해 현재 1백13명의 사업소장 가운 데 71명이 공개경쟁을 통해 임명됐고 이중 35명이 정부부처 외부로부터 채용됐다. 이들 사업소장들은 매 회계연도 시작 전에 주무부처 장관과 실 적계약서를 맺는다. 실적계약서에는 사업소장이 회계연도 중 책임져야 할 업무목표 등이 상세하게 규정돼 사후평가의 근거가 된다.

상업화의 목적은 공공재화 및 용역을 공급할 때 정부의 독점적 지위를 없 애고 정부부문에 대한 경쟁 압력를 높이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상업화 전략은 계약제 및 기업화의 형태로 집약된다. 계약제란 정부부서가 민간 부문이나 정부 내부부서와 서비스공급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효율성과 서 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다. 기업화란 정부부처나 사업부서 등 에서 기업조직화할 수 있는 부문을 공기업으로 전환해 민간부문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부처 통폐합의 초점은 사업의 궁극적인 산출 목표가 유사한 업무들을 한 부처에서 담당함으로써 빚어지는 부처간 갈등과 업무중복에 따른 비효 율성을 제거하고 목표달성에 대한 정책효과를 높이도록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지난 87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외무부와 무역부, 교통부와 통신부, 보건주택부와 지역서비스부를 통합해 중앙부처를 기존의 28개에서 18개로 대폭 줄였다. 뉴질랜드도 에너지부와 관광부를 없애고 통상산업부를 외교통상부로 통합하는 등 지난 10년간 50 개 이상의 중앙부처조직을 통폐합했다.

이들 선진국들은 정부부처의 통폐합 과정에서 정부부문에 종사하는 인력 을 큰 폭으로 줄였다. 영국의 경우 중앙 및 지방정부와 공기업부문에 종 사하는 인력을 80년의 6백55만명에서 92년에는 4백91만명으로 25% 줄였다 .

곽정수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