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997년04월10일 제 152호

현철씨 장인 김웅세씨도 국정개입 의혹

(사진/롯데월드 사장 김웅세씨. 현철씨와 함께 경제관련 장관과 은행장 인사 등에 관여하는 등 광범위한 국정운영 개입의혹을 받고 있다. )

롯데월드 사장인 김웅세(65)씨는 과연 한보 청문회에 증인으로 설 것인가 .

김씨는 김현철씨의 장인으로 김영삼 대통령과는 사돈관계이다. 김씨가 청 문회에 추가 증인으로 채택된다면 사위에 이어 장인도 동시에 국회 청문 회에 불려나오게 되는 셈이다.

국민회의는 김웅세씨를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다. 국민회의가 한보비리와 김현철씨의 국정개입 전모를 밝히기 위해 관철시 켜야 할 `필수적 추가증인 ‘3명’ 가운데 김웅세씨는 첫 손가락에 꼽힌 다. 김씨 이외의 증인대상으로는 오정소 전 안기부 차장과 이원종 전 청 와대 정무수석이다.

YTN 사장 인사 개입 흔적

국민회의는 김씨가 김현철씨 못지 않게 각종 고위직 인사 및 국정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잡고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증언을 청취하고 있다. 한 보특위의 국민회의 한 의원은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김 씨를 추궁할 자료를 확보했다”며 “김씨를 증언대에 세우는 것이 문제” 라고 말했다.

사돈인 김영삼 대통령과 사위인 김현철씨와의 관계를 이용해 김씨가 그동 안 정부 고위직 인사 및 국정운영 등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은 야권에 의해 집중적으로 제기돼 왔다. 야권의 주장 이전에 김씨의 이런 의혹은 김영삼 정부출범 이후 경제계쪽에서 끊임없이 나돌았다.

실제로 전·현직 장관 및 금융계 인사들의 증언과 야당의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김씨는 △연합텔레비전뉴스(YTN) 사장 인사 △경제관련 장관 △은 행장과 금융계 인사 등에 관여하는 등 광범위한 국정운영 개입의혹을 받 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민자당 대표시절 주치의였던 박경식씨가 녹화한 `김현철 씨의 YTN 인사관련 ‘테이프’에는 김현철씨가 “(사장선임과 관련해) 장 인어른 얘기도 나오고 해서 걱정이 돼가지고요”라고 발언한 대목이 나와 있다. 언론계의 한 인사는 “김웅세씨가 현철씨와 YTN 사장선임 문제와 관련해 사전에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부처 장관 임명과 관련한 김웅세씨의 영향력은 무시 못할 정도였다는 전현직 장관들의 증언 역시 적지않다. 3공 때 각료를 지냈던 한 인사가 김영삼 정부 들어 경제부처 장관으로 복귀한 일과 ㅇ, ㄴ, ㅂ씨 등 경제 부처 장관들의 임명과정에도 김씨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 초기에는 김씨와 현철씨가 경제부처 인사와 관련해 김 대통 령에게 `‘이중보증’을 하는 협조관계를 유지했으나 나중에는 갈등양상 까지 보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씨가 서울상대 학맥을 갖고 있는데다 지 난 92년 12월 대선 개표방송을 김 대통령과 같이 지켜봤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영향력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또 김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 선되기 전 가끔씩 만나 ‘회포’를 풀 정도로 막역했으며 대통령 취임 이 후에도 이런 만남은 횟수만 줄었지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장관 “만나보라”는 충고 들었다

한 현직 장관은 “장관이 되기 전 주위 동료들이 김웅세씨를 아느냐고 물 어봐 ‘안다’고 말하자 김씨를 만나보는 것이 좋다는 충고를 하더라”며 “그러나 괜히 인사청탁을 하는 느낌이 들어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 김씨의 영향력에 대해 관가의 평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은행장 인사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인사개입 수준을 넘어선다는 게 야당쪽 의 지적이다. 국민회의의 한 의원은 “일부 은행장 인사와 관련해서는 단 순 청탁 이상의 의혹까지 있어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6년제 경복중과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교통부와 철도청, 문교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지난 74년 남광토건 사장을 맡아 기업가 로 변신했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