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1997년04월10일 제 152호

치명적 공격용 첨단(?) 진압장비 등장

(사진/광주지역 시위진압에 등장한 `쌍절곤'. 치명적인 공격무기로 둔갑할 수 있어 또다른 불행을 예고하고 있다.)

요즘 광주에서는 전경들이 홍콩영화를 찍고 있다. ‘쌍절곤’처럼 생긴 ‘쇠도리깨’나 체인이 끝에 달린 방망이를 들고 있는 전경들을 보면 저 질 폭력영화 촬영현장에 온듯한 착각에 빠진다. 최근 광주지역 학생들은 거리시위에 나서기만 하면 이런 신종 무기들로 무장한 전경들과 맞서야 한다.

이들 신종 무기들은 지난해 8월 연세대사태 이후 정부가 추진한 진압장비 의 현대화와 전문화 방침이 발표된 뒤부터 사용되고 있다. 쇠도리깨, 쌍 절봉, 전자봉 등은 해산 위주의 진압방식에 쓰이는 무기라기보다는 시위 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려는 목적으로 쓰이는 일종의 ‘공격무기’라 고 할 수 있다.

광주지역 경찰의 시위진압방식이 이렇게 공격화하면서 결국 한 대학생이 희생자가 되었다.

지난 3월20일 광주 조선대 정문 앞에서 ‘광주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남총 련·임시의장 정의찬 조선대 총학생회장)’의 개강선포식 행사를 갖던 조 선대 류재을(20·행정2)씨가 사망한 것이다. 학생들은 “시위 전에 사망 한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류씨는 시위가 시작되고 최루탄 이 자욱한 상태에서 쓰러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류씨 사망 이후 남총련은 폭력시위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평화시위로 류씨의 사망을 애도 했다. 그러나 이를 막는 전경들은 여전히 이런 신종 무기들로 공격하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상반기 내내 연속 총궐기를 계획하고 있는 학생운동쪽으로서는 그들을 겨 냥하고 있는 이 신종 무기들 앞에서 또다른 희생자를 낼 각오를 해야 하 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