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1)/부끄러운 역사에 용서를 빌자 건치 진료답사팀, 빈호아로 출발
 

사진/‘화해와 평화를 위한 건치 빈호아 진료단’의 현장답사팀으로 쿠앙응아이성으로
떠난 치과의사 노은희,정창권씨. 개인병원을 1주일 휴업하고 베트남행을 결행한 이들은
건치 회원들이 정성껏 모금한 200만원을 들고 갔다. 이 돈은 <한겨레21> 278호에 보도된
빈호아사 우물건립과 초등학교 변전소 설립에 쓰일 예정이다.

 

‘노근리’가 유명해졌습니다.

<AP 통신>의 미군 공식문서 확인 이후 정부는 뒤늦게나마 ‘노근리 진상조사반’을

구성했습니다. 미국도 민간인 전문가들로 이뤄진 자문단을 한국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노근리’는 광기와 반이성의 역사입니다. <한겨레21> 174호(97년 9월11일자)는 그 현장을 이렇게

전합니다.“미군들은 터널 속에 대피한 사람들을 향해 앞뒤쪽 야산에서 밤낮없이 기관총을 쏘아댔다. 터널

안 콘크리트 벽에서 연신 불꽃이 튀었다. 사람들이 계속 쓰러졌고, 터널 안은 비명과 울음소리와 피비린내로

가득 찼다. 영문도 모르는 채 죽어간 시체가 철로와 냇가 그리고 터널 속에 즐비하게 널렸다.”

 

그러나 이것도 아십니까? “한국군이 한명 죽거나 다치면 그 다음날엔 줄초상이 났어. 마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죄다 잡아다가 죽였지. 여자들은 강간한 뒤에 그 자리에서 쏴 죽이고….”

(<한겨레21> 273호 ‘베트남의 원혼을 기억하라’)

노근리에서 미군이 했던 짓을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똑같이 했던 것입니다. 미군의 만행이 수십년간 묻혀 있다.

공론화되듯, 한국군의 만행도 베트남전 종전 24년 만에 물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호아이엡… 투이호아…

빈선… 빈호아… 투이보…. 베트남의 ‘노근리’ 수백곳에서 5천여명이 학살됐다고 베트남 전범조사위는

공식집계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베트남 언론도 이 문제를 조심스레 꺼내기 시작했습니다(<한겨레21> 278호 참조). <한겨레21>의  

학살현장 르포 이후 처음 일어난 일입니다. 노근리에서 한국 정부의 ‘진상조사반’이 구성되고 있는 이 순간에

베트남에선 ‘한국군 양민학살 피해자’를 돕는 성금운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겨레21>은 ‘가해의 역사’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20세기가 가기 전 그 부끄러운 과거에 용서를 빌며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자고 주장합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노근리’의 보상을 정정당당하게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믿습니다. <한겨레21>은 그 일환으로 이번호부터 베트남전의 한국군 양민학살 피해자가족 돕기운동을

폅니다.

 

이미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대표 배강원)는 <한겨레21> 보도를 계기로 ‘화해와 평화를 

위한 빈호아 진료단’ 준비팀을 꾸렸습니다. 그중 두명은 지난 10월23일 베트남 쿠앙아이성으로 현장답사를

떠났습니다. ‘건치’는 다음해 3월께 한국군 양민학살 지역에서 진료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또한 시민단체인

‘나와 우리’ ‘함께 가는 사람들’ 그리고 ‘베트남을 생각하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도 올해 말

관련세미나와 현장활동을 계획중에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우리의 힘으로 ‘가해의 악몽’을 지웁시다. 여러분의 정성은 아직도 곤란한 처지에 놓인 한국군 

양민학살 지역의 병원건립과 진료활동 등을 위하여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 피해자 가족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21세기 새로운 한-베트남 관계를 정립하는 데 힘을 보태주십시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양민학살과 관련된 <한겨레21>의 기사자료는 인터넷한겨레에서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성금을 보내신 뒤 팩스나 편지, 이메일을 보내주십시오. 독자 여러분의 사연과 바람을  게재하겠습니다

(팩스 02-7100-509,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5층 출판국 한겨레21 베트남 양민학살

성금모금 담당자 앞, 이메일 k21@hani.co.kr 문의 02-7100-504).

  • 역사발굴/단명의 길, 디엔반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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