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캠페인
 

드디어 1억원을 돌파했습니다
한국사회에 의미있는 화두를 던진 39주 대장정…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진/쿠앙남성 디엔반현 투이보촌 들머리의 한국군 양민학살 희생자 위령비)

1만원짜리 1만장.

<한겨레21>이 드디어 1억원을 모았습니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특별한 1억원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치부를 향해 던진 1억원어치의 ‘돌멩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역사에 대한 사죄가 ‘수치’가 아닌 ‘양심’이라는 걸 믿는다면, 우리가 부끄러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참으로 힘겨운 1억원이었습니다. 이 돈이 모이기까지는 39주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매주 적게는 52만원(298호)에서, 많게는 1661만원(289호)까지 굴곡이 많았던 대장정이었습니다. 정체불명으로 입금됐던 500만여원이 입금실수로 드러나 통장에서 빠져나갈 때(312호)는 한없이 허탈(?)해야 했습니다. 한때 부진한 양상을 보이던 성금액이 고엽제전우회원들의 한겨레신문사 습격사건 이후 반전세를 보인 일은 격려의 뜻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전체 성금액에 맞먹는 규모의 엄청난 재산손실을 보았지만 말입니다.

314호에서 밝혔듯이, <한겨레21>은 이 1억원을 종잣돈으로 삼아 베트남의 대표적인 한국군 양민학살 지역인 푸옌성 투이호아현 호아히엡사에 종합병원을 지으려고 합니다. 현재 실무적인 작업을 진행중이므로 곧 구체적인 그림을 독자 여러분께 보여드릴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성금모금운동이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금모금운동은 병원건립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이 마련될 때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1억원을 모으는 동안, <한겨레21>은 한국사회에 ‘베트남전 악몽 청산’이라는 의미있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양민학살’의 사실여부를 포함하여 ‘베트남전의 성격과 본질’에 대한 논란도 불붙었습니다. 베트남전 종전 이후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폭증하는 것은 처음인 듯합니다. 한국방송공사와 문화방송이 각종 다큐멘터리와 시사토론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전의 의미와 양민학살’ 문제를 더듬었고, <동아일보>는 지난 7월14일치 1면을 통해 “베트남전 민간인 사살 군인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베트남전은 자유수호 전쟁이었다”는 천박한 역사관이 지배해온 한국사회에서, 이제 뭔가 상식이 통할 만한 숨통을 열었다고 <한겨레21>은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1억원은 한국의 인권운동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겨레21> 성금모금 캠페인을 계기로 10여개 인권·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위원회’(공동대표 이해동 강정구)가 조직됐고, 베트남과 함께 하는 평화문화제 ‘사이공, 그날의 노래’를 열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위원회’는 앞으로도 ‘사죄의 역사박물관 건립’ 등 중대한 사안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밀라이학살을 기억하는 쿠앙응아이성 밀라이박물관은 베트남인들이 지었지만, 한국인들의 죄상을 기억하는 박물관은 한국인의 돈으로 짓는 것입니다. ‘사죄의 역사박물관’이 한국인들의 베트남 필수 관광코스로 꼽히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100억원보다 값진 1억원. 그 1억원의 양심을 모아준 <한겨레21>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 "한-베트남 관계에 큰 공헌"
  • 전화위복의 계기로
  • 즉석 모금운동을 벌였답니다
  • 아시아 민중연대의 쾌거!
  • "외국인들에게 솔직한 정보를"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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